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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C지구(서울)

2015-0604.타워라이온스클럽 창립 14주년 기념식

by 조흥식 2023. 3. 19.

2015-0604.타워라이온스클럽 창립 14주년 기념식(최찬기회장 이취임식)

 눈에 걸린 초승달

 

 

 눈에 걸린 초승달

@동계 정온(鄭蘊 15691641), 동계집

*초승달을 보며(見新月)

어디에서 나온 거니?

  어디로 지는 거니?

눈썹같이 가는 달 곱기도 한데

하늘과 땅 사이를 두루 비추네

 

@조선중기 문신, 동계(桐溪) 정온(鄭蘊)은 누구인가?

임진왜란,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다 겪은 선비입니다.

남명 조식의 학맥을 이은 동계는 유학의 가르침에 따라 올곧게 살려고

노력하여 충절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이 시를 언제 지은 것인지는 모르지만 시가 참 아기자기합니다.

어찌 보면 어린아이 때 지은 동시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파란 많은 세월을 다 겪고 존재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깊이 성찰한 시기에 지은 철학시 같기도 합니다

 

@동계 정온은 70(1638)

정축년 봄, 병자호란을 겪으며 지친 그는 여생을 초야에 숨어서 지내리라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덕유산(德裕山) 남쪽 골짜기인 모리(某里)’로 들어갑니다.

모리는 예전 사람이 이곳에 어울리는 마땅한 이름을 찾지 못해 

결국 이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골짜기가 깊지도 않고 산이 높지도 않아 밖에서 보면 

골짜기가 있는 줄도 모를 정도인 곳입니다.

지대가 평평하지만 아래에서 보면 평평한 줄을 모르고,

볼만한 경치도 뚜렷한 방위(方位)도 말할 수 없어

그저 어떤 마을이라는 뜻의 모리라는 이름을 얻은 곳.

이 시는 혹 이곳 모리에서 지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계 정온은 초승달을 보고 묻습니다.

오기를 어디에서 왔느냐고.

지면 어디로 가느냐고.

그리고 가녀린 모습으로도 제 빛이 필요한 곳이면

구석진 곳까지 두루두루 빛을 전하는 것을 보고 흐뭇해합니다.

달은 날마다 다른 얼굴을 하고 있는데모양에 따라 보는 사람이 받는 느낌은 다릅니다.

보름달을 볼 때면 마음이 원만해지고 넉넉해지면서

둥근달처럼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초승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게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어쩌면 기도할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그 고운 모습에 매료되어 버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낚싯바늘 같은 모양새를 하고 가만히 하늘 한 편에 있다가 

늦은 저녁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거나

이른 새벽 일터로 나가는 이의 눈길을 한 번에 낚아채곤 하니까요.

어울리는 계절과 자리도 조금씩은 다른 것처럼 느껴집니다.

보름달 하면 가을밤 하늘 중천에 휘영청 떠 있는 것이 떠오른다면,

초승달은 잎새를 다 떨군 겨울 나뭇가지 사이나 중천에서 비스듬히

기운 자리에 걸린 듯이 누워 있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달은 달이라 초승달 또한 마음에 빛을 보내는 것은 다 같습니다.

덜어낼 것을 다 덜어낸 후 아직도 세상에 웃을 일은 많이 남았다는 듯

실눈을 뜨고 웃는 모습은 보름달만큼이나 여유롭습니다.

처음 생겨난 것은 풀이건, 동물이건, 사람이건 마음을 간질간질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동계 정온이 본 그 초승달이 오늘 저의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보름달이 기울기가 무섭게 초승달이 뜰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0204mpcho@hanmail.net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