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8.장주인 지역부총재 합동월례회
창탈호권(倀奪虎權)
창탈호권(倀奪虎權)
@이규경(李圭景 1788~1856), 호랑이에게 제사지내는 풍속의 유래
우리나라 시골에는 호랑이 우환이 많아 밤에는 감히 나오지 못하고 산나물도 캐지 못한다.
세속에서는 호랑이가 사람과 가축을 잡아먹어 백성이 살 수 없다고 한다.
백성은 돈을 모아 희생과 술을 마련하여 마을의 진산(鎭山)에서 산군(山君)을 제사 지낸다.
그러면 무당이 어지러이 북치고 춤추며 굿을 하는데, 이를 도당제(都堂祭)라고 한다.
@제수가 정결하지 않거나 재계를 깨끗이 하지 않으면
그날밤 반드시 호랑이가 와서 울부짖으며 개와 돼지를 물어간다고 하는데,
이는 시골의 풍속으로서 고려할 가치도 없는 것이다.
우연히 후한서(後漢書), 동이열전(東夷列傳)을 보았는데,
호랑이의 사당을 세우고 신으로 삼는다고 하였으니 그 풍속은 유래가 오래된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호랑이가 제사를 받을 수 있겠는가?
호랑이가 영물이기는 하다.
덮칠 줄도 알고 영역을 정해놓고 먹이를 구한다.
골짜기에서 포효하면 바람이 일어나고, 달무리가 지면 나타난다.
비록 그렇지만 살아있는 호랑이가 어떻게 제사를 받겠는가?
@호랑이에게는 창귀(倀鬼)라는 것이 있는데,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히면 창귀가 된다.
항상 호랑이와 함께 다니며 앞길을 인도하므로 호랑이가 그의 명령을 따른다고 한다.
호랑이의 신은 바로 창귀이며,
호랑이의 사당을 세워 신으로 삼는 것도 다름 아닌 창귀이다.
제사를 받아먹고 화복을 주는 것도 창귀이다.
사람들은 창귀가 시키는 줄도 모르고 호랑이에게 신령이 있어 화를 주기도 하고 복을 주기도 한다고 여긴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리는 것[狐假虎威]과는 다르다.
창귀가 호랑이의 권세를 빼앗은 것이다[倀奪虎權].
안방 귀신에게 아첨하는 것보다 부엌 귀신에게 아첨하는 것이 낫다더니,
호랑이에게 제사 지내는 것보다 창귀에게 제사 지내는 것이 나은 것인가?
@요즘 시골의 제일 큰 골칫거리는 멧돼지이다.
멧돼지가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먹을 것을 찾아 산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도시에 나타났다는 소식도 더 이상 신기하지 않다.
멧돼지의 공격을 받고 죽은 사람도 있다고 하니,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요즘 사람들이 멧돼지를 걱정하듯 옛날 사람들은 호랑이를 걱정했다.
물론 멧돼지보다는 호랑이가 훨씬 위협적이다.
멧돼지를 만난다고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니지만, 호랑이를 만나고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한 마리도 무서운데 떼 지어 다니며 마을을 습격하기도 하였다.
호랑이 때문에 길이 끊어지거나 마을이 없어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호랑이는 한양 한복판에도 나타났고, 심지어 대궐까지 드나들었다.
@사람들은 호랑이를 잡으려고 함정을 파거나 덫을 놓았다.
때로는 나라에서 포수들을 동원하여 대대적인 사냥에 나서기도 하였다.
하지만 별 효과는 없었던 모양이다.
이러한 상황은 근대까지 이어졌다.
“조선 사람은 1년의 절반을 호랑이를 쫓는 데 보내고
나머지 절반은 호랑이에게 죽은 사람의 문상을 가는 데 보낸다.”라는
비숍(I. B. Bishop, 1831~1904)의 증언에서, 호환(虎患)이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힘없는 백성이 기댈 곳은 미신뿐이었다.
그들은 호랑이를 산의 임금, 산군(山君)이라고 부르며 사당을 세워 제사 지냈다.
이렇게나마 호랑이를 달래서 호환을 면하려는 것이었다.
호랑이를 제사 지내는 산군사(山君祠) 또는 산군당(山君堂)은 전국 각지에 있었다.
사찰마다 산신당(山神堂) 또는 산신각(山神閣)이 있는 것도
유난히 호환이 잦았던 우리나라의 특징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제사라는 것은 귀신에게 지내는 것이다.
호랑이가 아무리 신령하다지만, 멀쩡히 살아있는 호랑이가 어떻게 제사를 받아먹겠는가?
사람들은 호랑이에게 제사를 지낸다고 하지만, 그 제사를 받아먹는 것은 창귀(倀鬼)이다.
@전설에 따르면 사람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으면 귀신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귀신은 호랑이에게 복수하기는커녕 호랑이의 앞잡이가 되어 다른 사람을 잡아먹게 한다.
이 귀신이 바로 창귀이다.
창귀는 흔히 악인의 앞잡이를 비유한다.
@호환을 막으려면 창귀부터 막아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창귀를 막으려 하였다.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이 있으면 화장하여 땅에 묻은 뒤 돌무더기를 쌓는다.
그것도 모자라 돌무더기 위에 무거운 시루를 엎어놓는다.
창귀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이 무덤을 호식총(虎食塚)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창귀가 호랑이를 이용해 해악을 끼치는 행위는 얼핏 보기에 호가호위(狐假虎威)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규경은 창귀의 행위가 호가호위와는 분명히 다르다고 하였다.
이규경은 이를 ‘창탈호권(倀奪虎權)’으로 규정한다.
창귀가 호랑이의 권세를 빼앗아 제것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호가호위라면 호랑이에게는 죄가 없다.
여우의 농간을 간파하지 못한 호랑이를 어리석다고 비난할 수는 있겠지만, 호랑이 역시 피해자이다.
그렇지만 창탈호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창귀의 지시에 따라 해악을 끼친 호랑이는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다.
이것이 호가호위와 창탈호권의 차이다.
지금 나라가 떠들썩한 것도 호가호위가아니라 창탈호권 때문이다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0204mp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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