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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총재(25-26)

2025-0820, 제4지역회의(지역부총재 정윤철)

by 조흥식 2025. 8. 17.

2025-0820, 제4지역회의(지역부총재 정윤철), GMT코디네이터/1부총재 박 순 방문(회원증강 독려)

제목: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제목: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최립(崔岦, 1539~1612), 간이집(簡易集) 초미록(焦眉錄) 중 괴석(怪石)

창가에 이[] 하나를 달아 놓고서

집중하면 수레바퀴처럼 커 보인다지

내가 이 돌멩이를 얻고 난 뒤로는

화산 쪽을 향해 앉지를 않는다네

 

*개성 출신 16세기 문인인 간이당(簡易堂) 최립의 문집, 간이집이었다.

권두에 시가 아닌 상소문과 외교문서가 실려 있는 꽤 특이한 문집이었는데,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니 <괴석>이라는 시가 눈에 들어왔다.

단 스무 글자로 이루어진 이 짧은 시에 나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최립은 젊은 시절 황해도 일대를 다니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아마도 그 무렵 조그만 돌멩이 하나를 주워 집에 가져왔고,

창가에 두고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이럴 수가,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 담겨 있음을 발견했던가 보다.

돌을 손에 쥐고 굴리며 하염없이 바라보던 그는

열자에 등장하는 옛이야기를 떠올린다.

 

*신궁(神弓)으로 이름난 비위(飛衛)에게서 활을 배운 기창(紀昌)이란 인물

그는 창가에 벌레 한 마리를 매달아 놓고 매일같이 그걸 들여다보았다.

세월이 흐르자 그 벌레는 점점 커지더니 마침내 수레바퀴처럼 큼직하게 보이게 되었다고 한다.

집중의 힘이 만들어낸 기적이었다.

 

최립이 이 돌을 주운 화산(花山)은 황해도 문화현(文化縣)의 명산이다.

언젠가는 다시 가야지 하고 생각만 하던 차였는데,

지금 그는 이 돌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아, 이 괴이한 돌과 그 안의 세계만으로 족하다!

산을 어찌 가거나 바라볼 필요가 있으리오.’

는 이 감흥을 스무 자의 오언절구 한 수에 담아냈다.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땐 어렸을 적 생각이 났다.

그 왜, 달걀처럼 생긴 기계를 켜서 만나는 가상의 반려동물에게 밥 주고

산책 갔다가 씻기고 재우는 게임이 있지 않던가.

또 몇 년 전 돌풍을 일으켰던 '포켓몬GO''동물의 숲' 같은 것도 그렇고.

손안의 조그만 기계 속 생명체를 기르고 진화시키는 재미에 빠진 아이들처럼,

조선의 문인은 작은 돌멩이에 집중하며 자신의 세계를 키워갔구나 싶어,

그저 흥미롭게 넘겼을 뿐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시를 곱씹어보니, 감회가 달라졌다.

세상에는 장대함에 감탄하길 즐기는 이들이 많다.

그들은 흔히 작고 미세한 것을 하찮게 여기며,

그것을 파고드는 사람을 비웃곤 한다.

러나 정말 그게 옳은가.

아주 작은 것이라도 깊이, 또 오래도록 바라보고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상상할 수 없는 사실과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뼛조각에서 추출한 DNA 안에

그 주인의 살아생전을 알려주는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지 않은가?

이처럼 작은 것의 세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크고 더욱 장엄하다.

 

최립은 작은 것이 자신에게 펼쳐 보인 그 돌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말이다.

사실 그는그 웅대함을 단지 스무 자로 유감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시인이라기보다 문장가로 더 이름 높았던 인물이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거의 도맡았고,

직접 사신으로 명에 가서도 그곳의 문인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시를 몇 차례 반복해 읽고 나니,

허균(許筠, 1569~1618)이 왜 최립을 일러 문장이 시를 가렸다고 평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는데, 아마 이는 나만의 감상은 아닐 터이다.

광해군일기에서 최립의 죽음을 기록한 사관(史官)

<괴석>을 특별히 언급하며 "큰 운치가 이와 같았다"고 평하였으니 말이다.

 

 

 

 

 

Ti-story 늘빛사랑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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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