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늘빛사랑 조흥식

2025-1228, 도봉산 오봉코스(18)

by 조흥식 2025. 12. 27.

2025-1228, 도봉산 오봉코스(18)

제목: 경신일 밤을 지새는 이야기(庚申守夜說)

 

 

제목: 경신일 밤을 지새는 이야기(庚申守夜說)

@경신일 밤을 지새는 이야기(趙克善)

*나라 풍속에 연말이 될 때마다 경신일(庚申日) 밤에 모여 아침까지 자지 않도록 지켜주었다.

사람에게는 삼시충(三尸蟲)이 있어서 바야흐로 조는 틈을 타서

상제께 올라가 그 사람이 1년 동안 한 짓을 보고하여,

선하지 않은 자는 즉시 재앙을 내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만약 조금이라도 조는 자는 반드시 재앙을 받으니 다 함께 자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다.

 

*올해는 1224일이 실로 그날 밤인지라,

벗 이생과 이에 뜻을 같이하기로 약속한 수십 명이 사찰에 모여

바둑, , 음식 등 모두 수마(睡魔)를 막기 위한 도구들을 빠짐없이 펼쳐놓고

계속해서 술잔을 들며 시끌벅적하게 장난치며 웃느라

저도 모르게 몸도 피곤해지고 정신도 이미 지쳐버렸다.

날이 밝아서야 그쳤는데, 모두 망연자실한 듯하였다.

내가 이에 속으로 깨닫고 입으로 말하였다.

 

*“, 재앙과 경사는 각기 부류마다 오는 법이다.

천지신명이 밝고 삼엄하게 임하시니, 보답해야 할 일에 어찌 삼시충을 기다리겠는가.

만약 스스로 선행을 하였다면 삼시충이 밤마다 올라가 아뢰게 한들 나를 어찌하겠는가.

만약 불선을 하였다면 한해가 끝나는 날까지 잠을 자지 않더라도 재앙에서 도망갈 곳이 없을 것이다.

어찌 하루 잠을 자지 않는다고 1년 동안 저지른 불선한 죄들을 면할 수 있단 말인가.

평소 선행을 못하고 한 때의 요행을 구한다면,

이는 죄가 있는 곳에 스스로 처신하여 군자가 되기를 스스로 기약하지 않는 것이니,

매우 어리석은 짓이다.

 

*선행이 없는데 복을 비는 행위는,

가령 사람의 입장으로 사람의 말을 들어봐도 관용을 베풀 수 없는데,

하물며 편애가 없는 천도는 어떠하겠는가.

선하지 못한 짓을 하면서 날마다 부족하게 여겼던 자도

오히려 경신일 하룻밤에 겸연쩍게 불선했던 행동을 가릴 만하다.

굽어서는 스스로 그 마음을 속이고 우러러는 하늘을 속이려고 하니, 지혜롭지 않음을 많이 본다.

대학전(大學傳)에 이르기를, ‘열 개의 눈이 보는 바요, 열 개의 손이 가리키는 바이다.’라고 하였으니,

홀로 가만히 있을 때에도 남을 속일 수 없거늘, 하물며 하늘을 속일 수 있겠는가.

 

*돌아보면, 내가 관례(冠禮)를 지낸 지도 이제 6년이나 되었다.

처신에 허물이 많고 안으로 살펴서 꺼림칙한 점이 있으니, 복이 이르지 않음도 참으로 마땅한 바요,

재앙이 혹독하지 않음도 다행히 면하였다.

그래도 통렬하게 자신을 개혁하지 않고, 도리어 미적거리며 세속의 흐름을 따르고자 하였으니,

이는 실로 재앙을 즐거워하고 허물을 꾸며댄 셈이다.

詩經, ‘화락한 군자는 신명이 위로한다.[愷悌君子, 神明所勞.]’라고 하였다.

지나간 일은 간언할 수 없거니와 지금부터 새로워지더라도 선행을 하기 충분하니,

어찌 삼시충이 내게 복수할까 두려워하겠는가.” 하고 이를 통해 붓으로 기록하여 경계하는 바이다.

 

 

*징글벨이 울리는 12월이다.

사실 유럽에는 나쁜 아이를 잡아간다는 '크럼푸스' 전설도 있지만,

산타 문화가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이 무서운 존재는 생략되었다.

크리스마스 풍속과 비슷하게, 조선에서는 악행을 숨기기 위해 밤을 새는 풍속이 있었다.

그것이 경신수야(庚申守夜), 혹은 수경신(守庚申)이다.

 

*이는 본디 도가의 술법 중 하나이다.

사람 몸에는 삼시충(三尸蟲)이라는 세 마리의 벌레가 있는데,

이들이 인간의 죄를 기록하여 옥황상제에게 고하고 이에 따라 수명이 깎이는데,

삼시충들이 사람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경신일(庚申日)에 밤을 새우면

삼시충이 올라가지 못하여 수명이 늘어난다고 여겼다.

 

한대(漢代) 음장생(陰長生)이란 이는 수경신을 해서 삼시충을 없애야 내단술을 익힐 수 있다고 하였고,*

유양잡조(酉陽雜俎)에서는 수경신을 3번 하면 삼시충이 복종하고, 7번 하면 박멸된다** 고 하였다.

그래서 당대(唐代) 유종원(柳宗元)삼시충을 꾸짖는 글[罵尸蟲文]에서

이 벌레가 정말로 그러한 짓을 한다면, 상제는 반드시 그들을 죽여

아래 세상에 던져 그 무리를 멸망시킨 후에야 상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상제마저 은근히 책망하였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고려사 세가1265(원종6)

태자가 밤새 잔치를 열고 풍악을 울렸는데,

당시 나라의 풍속에서는 도가(道家)의 말에 따라 이 날이 되면 반드시 모여 마시면서 밤을 새웠고,

이것을 수경신(守庚申)이라 하였다.”라는 기록이 최초이다.

조선시대 중종 28(1533) 1122일 기사에는 태종 때부터 수경신(守庚申)을 했고,

성종까지도 지속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이 문화는 고려 때부터 지속되어

조선까지도 행해졌음이 추정 가능하다.

다만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경신일에 밤을 새었다는 내용은 모두 11월과 12월에 몰려있다.

따라서 궁중에서는 두 달마다 돌아오는 모든 경신날이 아닌

동짓달과 섣달의 경신일에 밤을 샜던 것으로 파악된다.

후대로 갈수록 왕이 경신일을 지키며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상소가 자주 올라왔고,

결국 1759(영조35)에 이르러서는 경신일에 촛불을 올리며 밤새는 풍속을 모두 그만두게 하였다.

이로 인해 궁중의 경신일 철야 모습은 섣달 제야에서만 볼 수 있게 되었다.*

 

*춥고 긴 겨울밤을 지새는 데는 술만 한 것이 없지만

술은 숙취를 안겨주어, 원래 취지와 완전 상반된다.

수양을 위해서라면 맑은 정신으로 밤을 새워야 하는데

반대로 흐리멍덩한 정신으로 밤을 새면 그것이 무슨 효험이 있겠는가.

또한 하룻밤 밤샘으로 1년의 죄과가 사라지면 이것은 하늘을 속이는 짓이 아니겠는가.

진정 두려워해야 할 것은 몸 안의 벌레가 상제에게 고하는 죄가 아니라,

양심을 속이는 부끄러움이었다.

원래의 엄숙한 수행법이 면피성 술판으로 변질된 모습을 보고

조극선은 大學신독(愼獨)’이야말로 진정한 수경신의 정신이라고 여겨,

이러한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였다.

 

Ti-story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조흥식

0204mpcho@naver.com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