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13, 세종로라이온스클럽 이은우, 이상민
제목: 벗이여 그대 평안한가?



제목: 벗이여 그대 평안한가?
@황현(黃玹, 1855~1910), 매천집(梅泉集)
“병오고(丙午稿)” 창강滄江에게 부치다[寄滄江]
*지금으로부터 꼭 120년 전인 1906년, 대한제국 전라남도 구례에 사는 한 선비가 붓을 들었다.
지난해 홀연히 청나라로 떠난 벗이 그리웠던 까닭이다.
두 사람은 문장대가(文章大家)로 나란히 칭송을 받았지만,
한 명은 전라도 시골 출신이었고 또 한 명은 전조(前朝)의 땅 개성 사람...
그나마 한 명은 가족을 데리고 망명하였으니, 이제 이 땅에 남은 이는 그뿐이었다.
그는 붓을 움직여 칠언절구 두 수를 써내려갔다.
“그래도 장건(張謇, 1853~1926) 공의 도움을 받았다니 다행이네.
오나라 강에 뜬 달을 희롱하며 농어에 술 한 잔이라,
아아, 그대가 부럽구나, 창강.”
*하지만 그는 알았다.
벗이 음풍농월이나 하자고 처자와 함께 중원 땅에 간 것이 아니요,
기울어 가는 나라의 운명을 보다못해 관직을 버린 것임을.
그 머나먼 곳에 갔으니 어찌 고향이 그립지 않으랴.
그는 두 번째 시에 그 마음을 담았다.
하지만 그는 그 마음을 곧장 적지 않았다.
“아득히 먼 곳에서 고향 산천이 눈에 들어오기나 할까.
천하 명승 회수의 달을 본다니, 허허, 떠도는 처지도 그리 가련할 것 없겠구려.”
반어(反語), 지독한 반어였다.
다시 고향에 오기 어려울 벗의 방랑을 걱정하며, 언젠가 다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반어로 엮어낸 것이다.
“만 리 밖 부평초 신세인들 가련타 할까!”
*그렇게 벗의 안부를 묻고 또 그 벗의 평안을 빌었던 선비,
그의 호는 매천(梅泉), 이름은 황현(黃玹, 1855~1910)이었다.
그리고 그가 그리던 벗의 호는 창강이요,
이름은 김택영(金澤榮, 1850~1927)이었다.
한말(韓末) 한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그 둘은 평생 서로를 존경하였고 또 그리워했다.
황현은 김택영에게 많은 편지와 시를 띄웠고, 김택영은 훗날 황현의 문집을 발간해 주었다.
아무리 먼 곳에 떨어져 있더라도,
이처럼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벗이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행복하리라.
아아, 행복하리라.
Ti-story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조흥식
0204mpcho@naver.com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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