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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형 총재(25-26)

2026-0206, 청담, 압구정 오찬(2)

by 조흥식 2026. 2. 2.

2026-0206, 청담, 압구정 오찬(2)

재목: 나와 함께 살아가겠노라

 

 

 

재목: 나와 함께 살아가겠노라

@이용휴(李用休, 1708-1782), 탄만집(𢾡𢿜集) 환아잠(還我箴)

수많은 성인은 지나가는 그림자일 뿐이니, 나는 나에게 돌아가기를 구하리라.”

 

*나는 누구인가?

가장 답하기 쉬운 질문일 수도, 가장 답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질문이다.

저는 누구누구입니다.’라는 흔한 자기소개는 아주 어려서부터 익숙하게 해온 것이지만

진짜 나에게 물어본다면 아마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조선시대 문인 이용휴(李用休)

[]’라는 존재에 유난히 깊은 관심을 보였고, 이와 관련된 글도 여러 편 남겼다.

환아잠 역시 그 가운데 한 작품이다.

이 글은 이용휴가 제자를 위해 지은 잠인과 동시에 스스로의 삶에 대한 다짐을 굳게 새긴 기록이기도 하다.

태어날 때의 순수한 는 잃어버리고 살아가며 얻은 명성과 직함에 휘둘려 정신없이 살았던 과거를 돌아보고

참된 나를 회복하여 살아가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역시 를 잊은 채 살아가곤 한다.

어릴 때부터 우수한 대학과 좋은 직장 등 그럴싸한 명찰을 달기 위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정작 의 목소리에는 귀 기울이지 못하고

그저 명찰을 달기 위해 참고 인내하는 것만을 좋은 미덕으로 여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는 또 더 높은 목표를 위해 살아간다.

다른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날들은 많지만 나를 위해 보내는 날은

적은 말 그대로 나를 타고 가서 돌아올 줄 모르는상태인 셈이다.

 

*요즘 세상에 공자나 부처, 예수 같은 성인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야 많지 않겠지만

여러 방면에서 성공한 누군가의 삶을 모델 삼아 따르려 애쓰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롤모델을 갖는 일 자체는 자연스럽고 의미있는 일이지만 맹목적으로 이를 추구하다가

진정한 나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물론 이 글이 우리에게 완벽한 해답을 줄 수는 없다.

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여전히 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수많은 역할이 있고, 각각의 역할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힌트는 얻을 수 있다.

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들의 시선과 기준에 지나치게 매몰되지는 말자는 것,

남의 눈치를 보거나 남의 인정을 갈구하지 말고 내 마음속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는 것이다.

 

*어린 아이를 보고 있으면 작품 초반에 언급한 순수한 천리 그대로의 모습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자기에게 집중할 줄 안다.

계산도 하지 않고 시선도 신경 쓰지 않는다.

아이의 사고와 선택에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전혀 개입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좋아할 줄 알고 싫어하는 것을 보고는 싫어할 줄 안다.

성인이 되어 어린아이와 똑같이 행동하는 것은 물론 안 될 일이지만,

아이의 그 순수한 마음가짐만큼은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

이렇게 다짐을 해보아도 또 언젠가는 나도 모르게 허울을 좇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어떠한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300여 년 전 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맹세한 한 사람의 말을 떠올려야겠다.

나는 나와 함께 살아가겠노라고.

 

Ti-story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조흥식

0204mpcho@naver.com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