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5.되돌아본 2015년도 산행 사진
일상속의 관조
일상속의 관조
@김창업(金昌業 1658~1722) 호미를 씻으려다(洗鋤小池)
돌다리에서 작은 못 굽어보노라니
단풍 그늘 속에 물은 늘 고요해라
피라미란 놈 조용함을 희롱하는지
짐짓 붉은 글씨 그림자를 건드리네
@노가재(老稼齋) 金昌業은 당대를 대표하는 명문가의 자손이었지만,
일찌감치 벼슬욕심을 버리고 한양도성 동쪽, 지금의 성북구 장위동 인근의
송계(松溪)에 동장(東庄)을 마련하여 평생 손수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이곳에 거처였던 ‘노가재’를 비롯하여, 농사의 의미와 은거의 정취를 담은 여러 건물을 짓고
농사를 짓는 여가에 자연을 관조하며 삶을 성찰하였다.
@이 시는 시인이 농사를 마치고 작은 못에서 호미를 씻으려다
‘관조량(觀鯈梁)’이라 이름 붙인 돌다리에서, 순간 포착된 자연을 관조하며 읊은 것이다.
돌다리에서 굽어본 못에는 단풍이 고요한 수면에 비치고 그 안에는 피라미들이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다.
그런데, 피라미들이 돌다리에 새겨진 붉은 글자의 그림자를 건드리며 희롱하고 있는 것이다.
글자 속 피라미와 실제 피라미의 만남이 묘하다.
@여기서 장자(莊子)가 호량(濠梁)에서 교감하였던 물고기와
中庸에 나오는 ‘연비어약(鳶飛魚躍)’의 활발한 생명의 약동을 상기한다면,
저 못은 하나의 소우주이자 내 마음이리라 시인은 세상에 대한 욕심을 버림으로써,
일상에서 늘 접하면서도 포착하기 어려운 자연의 움직임을 관조할수 있었고
이를 통하여 내면의 성찰과 정신적 고요를 얻었던 듯하다.
요즘 같이 고단한 현실 속에서는 주변 사물에 대한 관조와 내적 성찰이라는 말이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인처럼 버림으로써 얻는 관조와 심미적 체험은 이 시대에도 더없이 좋은 약이 될 수 있으리라
늘빛사랑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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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돼지꿈을 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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