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2.선덕라이온스클럽 원정희회장 이취임식(베누스타 미아리)
청평조(淸平調)를 읽으며
청평조(淸平調)를 읽으며
@서거정(徐居正, 1420~1488), 『사가집(四佳集)
“풍류로 치면 그 누가 이백의 재주만 하겠는가?
천자가 불렀을 때 취해서 쓰러질 지경이었지
고아한 청평조는 지금까지 으뜸이어라
침향정 북쪽에 모란이 피었었다네”
@“청평조”는 당현종이 양귀비와 함께 달 밝은 밤 모란꽃을 감상할 때
흥을 돋우기 위해 이백을 시켜 짓게 한 작품이다.
당시 이백은 몹시 취해 인사불성이었는데 명을 전달하러 온 신하가 얼굴에 물을 뿌려
정신이 들게 하자 청평조 세 수를 즉석에서 지었다고 한다.
@서거정은 이 시를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다시 시로 남겼다.
1, 2구는 만취한 상태에서 천자의 명에 응해 아름다운 시를 휙 지어낸
이백의 호방한 성격과 재주를 칭찬한 내용이다.
그런데 3, 4구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
이 작품이 뛰어나다고 말하려는 것은 분명한데
말구에 ‘침향정 북쪽에 모란이 피었다’라는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말구는 청평조 제3수에 대한 오마주이다.
“이름난 꽃과 아름다운 여인 서로 기뻐하니
임금은 오래도록 웃음 머금고 바라보네
봄바람에 끝없는 시름 풀어 버리고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어 섰네”
@이름난 꽃은 모란을, 아름다운 여인은 양귀비를 가리킨다.
현종이 양귀비와 함께 달빛 속에서 봄바람을 맞으며 침향정 주위에 핀 모란을 감상하는 모습을 그렸다.
어떤 판본에는 3구의 ‘解釋’이 ‘解識’으로 되어 있어 ‘봄바람이 끝없는 한을 품을 것을 알겠네.
그들이 침향정 북쪽 난간에 기대어 섰으니’ 정도로 풀이하기도 한다.
모두 현종과 양귀비의 운우지정(雲雨之情)을 그린 낭만적인 묘사이다.
@제3수에 대해 독특한 견해를 내놓은 학자도 있다.
조선중기 고상안(1553~1623)은 3구의 ‘解釋’을 ‘망각’의 의미로 풀며,
현종이 나라의 위기와 적폐를 망각하고 양귀비에 빠져 있자
이백이 이 시를 써서 현종을 비판한 것이라고 했다.
유학자로서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해석이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제3수를 읽을 때면,
먼저 달빛 아래 봄바람이 부는 침향정에서 아무런 근심과 걱정 없이
만개한 모란을 감상하며 사랑을 속삭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애틋함과 훈훈함이 느껴지는 무척 로맨틱한 장면이다.
특정한 의도나 문제의식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네 개의 구절로 이런 아름다운 상상을 가능케 하는 이백의 재주가 무척 감탄스러울 뿐이다.
@서거정 역시 나와 같은 감동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침향정 북쪽에 모란이 피었다’라는 구절은 이러한 감동을
시로 쓰긴 했지만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해서 나온 말이라 생각된다.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언어로 형용하기 어려울 때
이처럼 여운을 남기는 말로 끝맺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중화권의 유명 가수 등리쥔(鄧麗君 1953~1995)은 이백의 청평조를 노래로 불러 녹음한 적이 있다.
그러나 절반만 녹음하고 그녀가 서거하는 바람에 이 노래는 발표되지 못하다가
20년 만에 후배 가수 왕페이(王菲)가 나머지를 녹음해
2015년 드디어 이 노래가 온전한 모습으로 세상에 공개되었다.
글이 아닌 귀로,
음악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목소리로 불러주는 청평조를 감상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낭만적 정취가 물씬 느껴지곤 한다.
500여 년 전 서거정이 이 시를 두고 왜 이러한 표현을 썼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모란이 만개하는 따듯한 5월의 봄, 두 가수가 부르는 이백의 청평조를 한번 들어 보시길 권한다.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0204mp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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