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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C지구(서울)

2020-0116. 지구산악회 2020년도 신년하례

by 조흥식 2023. 11. 27.

2020-0116. 지구산악회 2020년도 신년하례(2018-2019 지구산악회 임원들, 광진대교 왕대포)

식견을 기르는 책읽기, 글쓰기

 

 

 

 

 

식견을 기르는 책읽기, 글쓰기

@1885, 김창희(金昌熙)가 완성한 회흔영(會欣穎)”

.한유(韓愈)~원매(袁枚)까지 中國 문장가 26인의 古典을 감상하고 평론하는 행복한 작업을 펼친 文人이다

 

@소식(蘇軾)이 대나무를 그리는 것에 대해 논하였다

완성된 대나무를 마음속에 먼저 구상해서 붓을 놀려 곧바로 완성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놓치면 사라지고 만다고 하였다

.()에 대해서도 그러하다

묘하게 알아낸 것이 있으면 반드시 빨리 적어 놓아야 한다.

.이것이 회흔영(會欣穎)”이 지어진 까닭이다.

.문장은 깨달음()을 주로 하여 말이 통달하면 이치가 나타난다.

.더러 오래 씹어 터득하기도 하고 더러 대번에 달려가 만나기도 한다

.홀로 아는 신묘함의 경지가 필묵(筆墨)의 바깥에 있으니

이아(爾雅)”의 벌레 이름에 주석이나 달고

이소경(離騷經)”의 향기로운 시구를 주워 모으기나 하는 자들과 어찌 이런 이야기를 함께 하겠는가.

 

@내가 병들어 기억을 잘못해 석릉(石菱) 金尙書(金昌熙))를 찾아갔더니, 김상서는 말하였다

책을 읽고 잊어버리는 것을 근심할 게 아니라

잊어버리지 못하는 것을 근심할 뿐입니다.

샘물은 더럽고 오래된 것을 씻어내야 활수(活水)가 오는 것과 같습니다

 

.석릉자(石菱子)는 서적을 생명처럼 여겨 총각시절 만권을 독파하니 축적된 지식이 이미 풍부하다.

신령하고 슬기롭고 통투(通透)하고 쇄락(灑落)하여 껍데기와 찌꺼기는 모조리 빼서 없애 버리고,

문을 닫고 마음을 가라앉혀 서각(書閣)에서 고인(古人)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는 매번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기쁘게 기록하여 글상자에 보관한 것이 수만 개나 된다.

이를 덜어 내어 두 권으로 추린 다음에 내게 글을 구하였다.

 

@내가 한두 가지 꾀를 내어 웃으며 말했다

그대는 아직 깨달음이 오지 않은 것 같소.

깨달음의 지극한 경지에 가면 말이 없는 법이오.

어느 날 그대를 따라 계원(溪園)에 가서 망건을 벗고

()을 타며 도연명(陶淵明)구름 보니 물가에 서니(望雲臨水)” 의 시구3)를 읊조려

빈 마음에 진상(眞想)이 일고 적막한 중에

지음(至音)을 두드리면 토끼와 그물을 모두 잊고 물고기와 통발을 모두 잊을게요.

이때가 되면 회흔영(會欣穎)이 있는 줄이야 누가 알겠소.

하물며 내가 거기에 붙이는 군더더기 말이겠소.

그렇기는 하나 일단 그대와 껄껄 웃으며 적는다오.”

 

*계원(溪園)이란?

김창희는 회흔영의 출간을 앞두고 독자들에게 작자의 인생 역정을

알려 주기 위해 1888계원퇴사자전을 지었다.

그는 자신의 인생을 호()의 변천에 따라 과거의 석릉(石菱),

현재의 둔재(鈍齋), 그리고 미래의 계원퇴사(溪園退士)로 구분하였고,

계원퇴사가 되어 자유롭게 자연에서 은거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하였다.

한장석이 말한 계원은 곧 김창희가 스스로 밝힌 바 자신이

미래에 얻고자 하는 이상적인 삶의 공간을 가리키는 것이다.

 

*“구름 보니 물가에 서니(望雲臨水)”의 유래?

도연명의 시에 구름 보니 높이 나는 새에게도 부끄러움을 느끼고,

물가에 서니 헤엄치는 물고기에게 부끄러움을 느낀다.

(望雲慙高鳥, 臨水愧游魚)”는 시구가 있다

 

@우리나라 한문학의 정수와 만나려면 어떤 책을 펼쳐야 할까?

.조선 성종~중종~숙종, 3회 출간된 동문선(東文選)이 기본 도서이다.

.관각(館閣)의 문장에 관심이 있다면 정조시대 문원보불(文苑黼黻)

.뚜렷한 古文정신으로 만들어진 선집은 김택영(金澤榮)의 문인

왕성순(王性淳)이 지은 여한십가문초(麗韓十家文抄)

.대한제국 애국과 자강의 의식은 장지연(張志淵)의 대동문수(大東文粹)

박은식(朴殷植)의 고등한문독본(高等漢文讀本)

.韓中日의 한문학은 1918년 원영의(元泳義)의 근고문선(近古文選)

 

@김창희의 회흔영

.19c 조선 방방곡곡 숙사(塾師)가 양산되고多讀多作만 일삼았다

책읽기는 식견을 구하려고 하는 건데 무엇을 구하려고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읽고만 있으니 아니 읽은것만 못하고,

글쓰기는 식견을 드러내려 하는건데 무엇을 드러내려고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쓰고만 있으니 아니 쓴것만 못한상황이 벌어지고

.그 결과는 책읽기를 더할수록 어리석음이 증가하고

글쓰기를 더할수록 진실성이 상실된다는 비관적인 진단이었다.

 

@김창희는 방포(方苞, 1668~1749)의 글을 읽고 말한다.

.대 동성파(桐城派)문학을 창시한 방포는 초년에 깊이 고문(古文)

추구했지만 만사동(萬斯同)의 조언을 받아 경학에 잠심하였다.

.후일 청대 문장을 정리한 서비연(徐斐然)은 방포의 문학적 성취를

위해 이를 애석하게 여겼고 사실 문학과 이학이 분리된 현실에서

송유(宋儒)의 성리로 당송팔가(唐宋八家)의 문장을 짓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학과 문학은 절대로 서로 같지 않으니 겸할 수 없다는 것은

세속적인 상식일 뿐이며 오히려 절대로 서로 같지 않은

이학과 문학의 양합(兩合)을 통하여 창조적인 작품이 나올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주자학적 고문론의 재도론적(載道論的) 감각과는

구별되는 것이며 차라리 이학과 문학의 상이한 두 식견의 융합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회흔영에는 이 밖에도 글쓰기 철학에 관한 유익한 단상들이 많다.

.김창희는 평소 답고즉속(踏古則俗), 반속즉고(反俗則古)”

또는 문무고금(文無古今), 지유아속(只有雅俗)” 확고한 문학적 식견을 지니고 있었고,

()”에 대한 치열한 대결의식 속에서 아무런 식견 없이

옛글을 가르치고 배우는 낡은 관습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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