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늘빛사랑 조흥식

2025-0930, 도봉산 아차산(21)

by 조흥식 2025. 9. 28.

2025-0930, 도봉산 아차산(21)

제목: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가?(공부는 외우고 사유하기)

@사부송유전(四部誦惟詮)

 

 

 

제목: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가?

공부는 외우고 사유하기

@사부송유전(四部誦惟詮)

*해거자(海居子 홍현주 洪顯周)가 항해자(沆瀣子 홍길주 洪吉周))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습니까?”

 

*항해자가 답했다.

그것은 외우고[]과 사유함[]에 있다.

글의 외움은 나의 축적을 풍부하게 해주는 방법이고,

내용의 사유는 나의 터득을 확고하게 해주는 방법이다.

외우기만 하고 사유하지 않으면 앎이 흩어져 버리고,

사유만 하고 외우지 않으면 앎이 고갈된다.”

 

*해거자가 말했다.

저는 학문에 뜻은 있으나, 나이가 들어 넓게 섭렵할 수는 없으니,

간략하여 오래 지속하기 쉬운 방법을 전해 받고 싶습니다.”

 

*항해자가 말했다.

너의 질문이 좋구나.

세상에는 넓은 학문을 간략하게 포괄하는 한 묶음의 책이 있는데,

사부송유(四部誦惟)라고 한다.

이 책은 그 책들은 여러 서책에 흩어져 있어

아직 한데 모인 적이 없으니,

아마도 알아볼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너는 그것을 원하느냐?”

 

*해거자가 말했다.

감히 여쭙니다. 사부(四部)란 무엇입니까?”

 

*항해자가 말했다.

1, 첫째는 9가지 경서(經書)이다.

2, 둘째는 6가지 사서(史書)로 이를 증명하는 것이다.

3, 셋째는 제자(諸子)의 글로 그 폭을 넓히는 것이다.

4, 넷째는 백가(百家)의 문장으로 발휘하는 것이다.

 

1), 구경(九經)은 역경(, 서경(), 시경(), 예기(), 논어(論語),

대학(大學), 중용(中庸), 맹자(孟子), 효경(孝經)이다. *春秋(?)

이것들은 모두 성현의 말씀이니 어찌 감히 선별할 수 있겠는가.

그 전체를 녹여낸 다음 정수를 뽑아내야 더욱 깊이 음미할 수 있다.

大學中庸은 실로 하나의 완전한 글이니, 둘로 나누어 볼 수 없다.

 

2), 육사(六史)는 춘추좌씨전(左氏春秋傳), 국어(國語), 전국책(戰國策),

사기(太史公), 한서(漢書), 후한서(後漢書)이다.

*春秋 원문은 긴 문장이 없어 경문(經文)은 거론하지 않고

그 전문(傳文)을 역사의 으뜸으로 삼았으니, 낮춘 것이 아니다.

삼국시대 이후로는 세상이 쇠퇴하고 문장 또한 약해져

추천할 만한 것이 없다.

*春秋左氏傳은 간결하면서도 문채가 있고,

*國語는 화려하면서도 법도가 있으며,

*戰國策은 자유분방하면서도 엄숙하고,

*史記는 웅장하면서도 요점이 있으며,

*漢書는 규명하면서도 내용이 충실하고,

*後漢書는 곧으면서도 막힘이 없다.

 

3), 제자(諸子)로는 장자(莊子)와 순자(荀子)가 있다.

*戰國時代의 인물이니 웅장한 변론을 펼쳤는데,

길은 달랐으나 문장은 지극한 경지에 이르렀다.

주돈이(周敦頤), 장재(張載), 정호(程顥정이(程頤),

주희(朱熹)나라의 현인들인데,

이들의 글은 오직 구경(九經)을 보조한다.

 

4), 백가(百家)는 수 많은 책이 있는데, 또한 네 가지 책을 꼽을 수 있다.

*초사(楚辭), 문선(文選), 문원영화(文苑英華),

당송팔대가문초(唐宋八大家文鈔)이니,

진한(秦漢)부터 송()까지의 글이 갖추어져 있다.

*한쪽에 치우쳐 막혔을 때는 楚辭(초사)가 약이 되고,

*딱딱하고 비루할 때는 文選(문선)이 약이 되며,

*담백하여 밋밋할 때는 文苑英華(문원영화)가 약이 되고,

*자유분방하여 법도가 없을 때는 팔대가문초(八大家文鈔)가 약이 된다.”

 

*해거자(海居子)가 그 설을 받아들여 연천 선생(淵泉先生)에게 가니

선별하여 약간 권으로 만들었다.

 

@한문 공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학교에서나, 연수원에서 간혹 듣는 질문이다.

교양으로서 한문이 아니라 전공으로서 한문 공부를 말한다.

사서삼경, 고문진보, 소학, 통감절요, 대전통편, 주서백선

가르치는데, 사서 완독하기도 힘들다.

그외에도 두보시(杜甫詩), 莊子(장자) 등등을 읽어봐야

겨우 한문을 공부했다는 구색을 갖춘다.

읽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조선 문인들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당시는 공식적인 기록문자가 한자였으므로,

온갖 글을 능수능란하게 쓸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타인의 글을 보아도 거기에 인용된 문구의 출처가 어디인지까지

파악해야 겨우 식자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영조대 영의정을 역임한 홍봉한(洪鳳漢)의 집안은 19세기 명문가문으로

연천 홍석주(洪奭周), 항해(沆瀣) 홍길주(洪吉周),

해거재(海居齋) 홍현주(洪顯周)라는 걸출한 세 형제를 배출한다.

1)홍석주는 19세기 대표 고문가로서 당대의 문풍을 주도한 인물이었고,

정치적으로도 순조~헌종대 좌의정을 역임했다.

2)홍길주는 기발하고 참신한 발상과 형식을 통해 자신만의 글쓰기 세계를

구축하여, 형 홍석주로부터 莊子司馬遷에 버금간다.’라는 평을 받고

3)막내 홍현주는 1807년 정조의 서차녀 숙선옹주(淑善翁主)의 부마

 

*해거재시초(海居齋詩鈔) 서문에 의하면,

3)홍현주 또한 어려서부터 뛰어난 기상이 있었지만

두 형만큼 독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던 듯하다.

하지만 대체로 막내들이 형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듯

홍현주도 자연스럽게 독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당대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자신의 형인데다가

1)홍석주가 1774년생,

2)홍길주가 1786년생,

3)홍현주가 1793년생으로 형제 간의 나이 터울이 많이 나다보니,

홍현주의 학문은 두 형의 가르침이 절대적으로 컸을 것이다.

홍현주는 둘째 형에게 간략하면서도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

필수 독서를 추천해달라고 문의한다.

두형이 막내동생을 위해 집필한 책이 사부송유전(四部誦惟詮)이다

 

*2)홍길주는 3)홍현주에게

경사자집(經史子集) 4부에서 핵심적인 책들을 제시하는데,

(1)사서오경(四書五經)이다.

사서오경을 읽을 때는 주돈이(周敦頤), 장재(張載), 정호(程顥

정이(程頤), 주희(朱熹)의 책을 보조하여 정수를 추출해야 한다.

 

(2)春秋左氏傳부터 後漢書까지 6종류 사서(史書)이다.

삼국시대 위(), (), () 이후의 사서들은 문약하니

읽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이들 사서는 간결함, 엄숙함, 충실함, 곧음 등 각기 특색을 거론하는데,

이를 통해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많이 아는 것보다 사건을 정확하게

논평(論評)하는 힘을 기르라는 의미인 듯하다.

유가의 경서들을 읽고, 고금의 치란을 살펴 경전대로 다스렸는지

징험한 다음에,

 

(3)제자서(諸子書)를 읽는다.

이는 유가 이외의 지식 확장이다.

2)홍길주는 40종의 諸子書 중에서 莊子荀子(순자) 두 책을 꼽는다.

홍석주1)홍씨독서록에 의하면,

*莊子는 비록 유가의 글과 다르게 방탕하게 되는 폐단이 있지만

거침없는 변론은 선진(先秦) 이래로 없다고 평가하였으며,

*荀子(순자) 또한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하는 등 패악함이 심하지만,

선왕의 도를 칭술(稱述)하고, 격언(格言)이 될 부분이 종종 있으며

문장도 莊子에 짝할 만큼 웅장하고 뛰어나다고 평하였다.

 

(4)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 집부류의 책들을 읽는다.

2)홍길주는 초사(楚辭), 문선(文選), 문원영화(文苑英華),

당송팔대가문초(唐宋八大家文鈔)4종을 꼽는다.

그리고 각각의 글들을 읽었을 때의 효용에 대해 언급하는데,

초사(楚辭), 문선(文選), 문원영화(文苑英華)는 딱딱하고 재미없는 글에

활력을 주고, 이것이 너무 지나칠 경우 당송팔대가문초(唐宋八大家文鈔)

를 보완하는 역할로 삼았다.

 

*사실 2)홍길주가 아무리 정수(精髓)만 골라줬지만,

四書五經만 해도 외우는 데만 몇 년씩 걸리는 전적이다.

더구나 저 많은 전적들을 언제 다 외운단 말인가.

막내(3홍현주)는 둘째형(2홍길주)이 뽑아준 책 목록들을

큰형(1홍석주)에게 갖고 가니,

큰형(1홍석주)은 이 책들 중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들을 뽑아

2책으로 만들어 준다.

1책 당 150쪽 정도니까 오늘날 300쪽 정도 된다.

책의 바다에서 필수적인 책들을 뽑고,

1,000책이 넘는 사이즈를 단 2책으로 압축한 두 사람의 식견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후 3)홍현주는 부마로서 입신할 수 없다는 신분적 제약이 있었지만

대신 왕실을 통해 얻게 되는 최신의 문화정보를 토대로 한평생

서화의 수집과 문예활동 및 학술교류 활동을 벌인다.

이는 두 형이 만들어 준 단단한 뿌리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孔子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처음에 배울 때는 그저 수많은 말씀 중 하나로 넘어갔는데,

번역을 하고 논문을 쓸수록 절실하게 와닿는 구절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이지만 공부가 깊어질수록 기본기가 중요하고,

그 기본기는 결국 암기와 사유로 귀결된다.

암기는 정보의 습득이고, 사유는 정보의 적용이다.

창의력이란 백지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의 축적이 있어야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마르지 않듯, 무궁하게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Ti-story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조흥식

0204mpcho@naver.com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