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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합회

2019-0328. GAT LCIP 연수회

by 조흥식 2023. 9. 30.

2019-0328. GAT LCIP 연수회(서울 그랜드 힐튼호텔)

대통령의 눈물(談話文)

 

 

 

 

대통령의 눈물(談話文)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온 국민이 바라보는 가운데서 눈물을 흘렸다.

결기 서린 표정으로 담화문을 읽다가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했던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눈물을 흘렸다.

흐르는 눈물을 훔치지도 않은 채 한참 동안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장면은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인 지금에도 국민의 뇌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아있을 것이다.

 

 

@세종 8(1426), 왕은 말한다.

듣건대, 사람이 아래에서 감동시키면 하늘은 위에서 응한다고 한다.

하늘과 사람의 사이에 감응하는 것이 이같이 빠른 것은 속일수 없는 것이다.

내가 덕이 없는 사람으로서 하늘이 돌보아 도와주는 두터운 정성을 입고,

조종(祖宗)이 쌓은 깊은 공적을 계승하여,

억조 만민 위에 서서 임금이 된 지가 여러 해가 되었다.

 

그동안에 하늘이 견책하면서 경고를 보인 것이 없는 해가 없었으므로,

나는 진실로 두려운 마음에 편안히 지내지 못하였다.

지난해부터 여름에는 가물고 비가 오지 않았으며, 겨울에도 따뜻하여 얼음이 얼지 않았다.

금년 봄부터 지금까지는 재변(災變)이 거듭되어,

사람은 잿더미 속에서 살아가고, 곡식은 말라 죽었다.

 

하늘의 견책이 이토록 극도에 다다라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공경하고 두려워하면서, 감히 한가롭게 지내지 못하였다.

이에 대소 신료들의 충고와 직언에 힘입어, 나의 미치지 못하는 점을 메우려 한다.

만약 의심을 품고 간사한 마음을 가져서 도리어 말을 하면 원망받게 되고,

글을 올리면 화를 받게 된다고 하면서,

말을 다 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어찌 내가 바라는 바이겠는가.

많은 신하들의 사특함과 정직함을 여기에서 알게 될 것이다.

 

무릇 과인의 잘못과 실정, 여러 신하의 충성과 아첨,

시정의 잘된 점과 잘못된 점, 법도의 좋은 점과 나쁜 점,

백성들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각자 비밀 상소를 올려 숨김이 없이 다 진언하라.

내가 모두 친히 볼 것이요

담당관에게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말이 혹 맞지 않더라도 죄 주지 않을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현직에 있는 신하들 및 물러나 있는 신하들은

모두 나의 지극한 뜻을 잘 인식하고서 상소를 올리라.”

 

 

@세종(世宗)이 가뭄이 든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내린 교서(敎書)이다.

교서는 바로 오늘날의 담화문과 같은 것이다.

옛날의 임금들은 교서를 자주 내렸다.

나라에 경사스러운 일이 있으면, 이를 축하하는 교서를 내려 백성과 함께 경축하였다.

또 역모의 발생 등 중대한 사태나 가뭄이나 홍수 등 천재지변이 있을 경우,

교서를 내려 백성을 위로하고 민심을 달랬다.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있어서 내리는 교서는 그냥 교서라고 하지 않고,

특별히 죄기 교서(罪己敎書)라고 하였다.

자신의 죄를 자책하면서 내리는 교서라는 뜻이다.

이 죄기 교서를 내릴 때에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적시한 다음,

신하들에게 직언(直言)을 구하였다.

그러면 신하들은 국정의 잘잘못에 대해 낱낱이 말하면서

그에 대한 시정책(是正策)을 제시하였고,

임금은 이를 여러 대신과 논의하여 국정에 반영하였다.

 

 

@대통령의 이번 담화문도 이런 형식의 담화문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자신의 실정(失政)에 대해 유족과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그다음에 정부 조직 각 기관의 잘못을 적시하면서,

그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았으면 어땠을까?

그랬으면 유족의 마음을 조금은 더 어루만질 수 있었고,

분노하는 민심을 조금은 더 달랠 수 있었을 것이다.

역사(歷史)를 거울로 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저 하늘은 아득한 가운데 있으면서도 백성의 눈을 통하여 보고 백성들의 귀를 통하여 듣는다고 한다.

그리하여 천명(天命)을 내려주기도 하고 천명을 거두기도 한다고 한다.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이다.

저 하늘은 이미 국민의 눈과 귀를 통하여 모든것을 환하게 알고 있을것이다.

 

 

@태종우(太宗雨)라는 비가 있다.

음력으로 510일쯤에 내리는 비를 말한다.

옛날에 태종(太宗)이 죽을 적에 유언하면서,

가뭄에 시달려 고통을 받고 있는 백성을 위하여 자신이 죽으면 하늘에 빌어 비를 내려주겠다고 했다.

그 태종이 510일에 죽었는데, 태종이 죽은 뒤에는 해마다 그날이 되면 비가 내렸다.

그 뒤로 백성들이 그날 비가 내리면 태종의 은택으로 내리는 비라고 해서

특별히 태종우라고 불렀다고 한다.

 

 

돌아가신 뒤에도 또 은택 흐르니,

아아 큰 그 은혜를 잊을 수 없네.

매년마다 이날 되면 비가 내리니,

방울방울 모두가 다 님의 은혜네.

시들어서 누렇던 빛 다 없어졌고,

바짝 말라 죽었던 혼 되살아나네.

새벽 되어 사방 들판 바라다보니,

온 천지에 기쁜 기운 충만하구나.”

 

 

@인조시절, 이조 판서를 지낸 우복(愚伏) 정경세(鄭經世)

정경세는 태종우가 내려 만물이 살아나는 것을 보고 기뻐서 지은 시이다.

이번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대통령이 현명하고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이전과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만든다면, 시인들이 태종우에 감사하는 시를 읊었듯이,

민들도 대통령의 눈물에 감사하는 시를 읊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발표한 담화문이 그저 형식적인 것이어서,

아무런 개혁을 이루어 내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지금과 같은 상태로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면,

대통령이 흘린 눈물이, 그 결의에 차고 슬픔에 찬 눈물이, 하찮은 눈물이 되고 말 것이다.

부디 대한민국의 개조를 이루어 내어,

나와 같은 소시민이 편안하게 자신의 삶을 살게 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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