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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갑총재(2020-2021)

2020-0715, 클럽4역연수 현지답사(영월 동강시스타)

by 조흥식 2023. 12. 16.

2020-0715, 클럽4역연수 현지답사(영월 동강시스타)

남명학(南冥學)의 정수(精髓)

 

 

 

 

 

남명학(南冥學)의 정수(精髓)

*천군전(天君傳)

또 겨울이 왔고, 연말의 시국은 매서운 한파만큼이나 살벌하다.

세상은 복잡해지고 지식인들은 공교(工巧)해져 웬만한 전문 지식 없이는

연일 신문 방송에 오르는 말과 사건들의 옳고 그름을 판별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정파나 지역 사람들 속에 파묻혀

자기가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지 못하고 무감각해져 있는 듯하다.

사이비 정치인, 지식인들은 몸과 마음을 풀어놓은 채 한갓 방종할 뿐이면서

스스로 세상을 다 아는 통달한 사람으로 착각하고 자신도 모를 말과 행동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상에서, 안으로는 눈, , 입을 잘 지켜 마음을 맑히고

밖으로는 불의(不義)를 단호히 물리쳐서 자기 내면과 세상을 명징(明澄)하게 보고자 했던

남명학(南冥學)의 정신이 우리에게 주는 깨우침은 크다.

 

 

*남명(南冥)의 신명사도(神明舍圖)와 함께 남명학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저술은

남명의 제자인 동강(東岡) 김우옹(金宇顒)의 천군전(天君傳)이다.

신명사도(神明舍圖)의 이치를 얘기로 풀이한 이 글에는 하늘로부터 받은

본성(本性)을 경건히 지켜서 참된 인간으로 살고자 했던

남명학의 맑고 올곧은 정신이 잘 드러나 있다.

 

*곤륜산 아래 광활한 대지 위에 나라가 있었으니, 유인씨(有人氏)라고 한다.

그 영토는 원로산(圓顱山)으로부터 교지(交趾)에 이른다.

영토는 다른 나라보다 크지 않지만 예의(禮義)를 숭상하여 제후들의 존경을 받아

실로 중국의 맹주가 되어서 천하를 다스리는 일을 잘 수행하였는데,

그 임금은 건원제(乾元帝)의 아들이었다.

*건원제 태초(太初) 원년에 조명(詔命)을 내리기를

짐이 높은 상제(上帝)의 자리에 있으니 정사가 너무도 많아서 홀로 다 관장할 수 없다.

짐을 도와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짐이 하계(下界)의 군주들 중에서

각별히 총애하여 모든 군주들의 모범이 되게 하리라.” 하니,

모든 신하들이 말하기를 아드님이 좋겠습니다.” 하였다.

이에 태사(太史)에게 명하여 임명장을 쓰게 했는데,

그 내용에 사람이 사는 나라들이 저 먼 하계에 있는데 수없이 많고 일정한 군주가 없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명하노니 가서 땅 위에 정사를 베풀라.

너는 네 형제들과 함께 저 수많은 사람들을 잘 다스려 나의 왕실을 도우라.

네게 인의(仁義)의 집과 예지(禮智)의 보옥과 헌원씨(軒轅氏)의 구슬1)

수후(隋侯)의 옥2)을 나눠주고 왕실의 진귀한 보배들을 모두 줄 터이니,

가서 공경히 일하여 짐의 명을 잘 수행하라.

네가 임금답지 못하면 너의 팔, 다리, 심장도 모두 너의 원수가 되어

안의 간사한 자들과 밖의 사나운 적들이 틈을 엿보고 공격하여 네 나라의 우환이 될 것이다.

너는 이 점을 경계하여 유념하고 조심하라.

성벽을 높이고 해자(垓子)를 깊이 파고 겹겹의 성문을 닫고 빈틈없이 순찰하여 조금도 경비에 소홀하지 말라.

오호라! 공경하는 마음이 이기면 길상(吉祥)하고 태만한 마음이 이기면 멸망하는 법이니,

부디 태만하지 말아서 하늘이 내린 임금의 복록을 길이 이어가도록 하라.” 하였다.

그리고 정월 갑인일(甲寅日)에 상제가 태사를 시켜 유인씨 나라의 강역(疆域)을 정해주고

아들을 임금으로 책봉하니, 나라의 백성들이 그를 높여서 천군(天君)이라 하였다.

천군의 초명은 리()였는데 유인씨 나라의 임금이 된 뒤에

()이라 이름을 고치고 도읍을 흉해(胸海)에 두었다.

 

*원년에 천군이 신명전(神明殿)에서 조회를 받고 겹겹의 성문을 활짝 열게 하면서 말하기를

훤하게 틔워서 가려짐이 없기를 바로 나의 마음과 같도록 하라.” 하고

이어 태재(太宰)인 경()에게 명하여

너는 강자(腔子) 속에 머물러 나의 궁중과 관서(官署)들을 엄숙하고 청렴하게 하라.” 하고,

백규(百揆)인 의()에게 명하여

너는 태재를 도와 모든 정무(政務)를 순리적으로 처리하여 모든 생각을 막힘없이 넓게 하라.” 하였다.

이에 두 재상이 한마음으로 일하여 정사가 잘 되니,

모든 관원들이 단정하고 엄숙하여 감히 제 일에 소홀하지 못하였다.

 

*태재가 말하기를

, 유념하소서! 상제께서 임명하셨으니, 임금님께서 마음에 의심을 두지 마소서.

임금님께서 어디에 계시든 신()의 눈은 매우 밝아서 모든 행동을 곁에 있는 듯이 환히 봅니다.

하늘에 계신 상제를 우러러 대하고 계시니, 낳아주신 부모님을 욕되게 하지 마소서.” 하고,

백규가 말하기를 , 경계하소서! 이 모든 정사가 임금님 한 분에게 달려 있으니,

인재를 잘못 써서 관원들이 직무를 그르치도록 하지 마소서.

하늘의 일을 임금님께서 대행하고 계십니다.” 하였다.

천군이 말하기를 그대들의 말이 옳다.

두 분의 도움이 없으면 나는 임금 노릇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찮은 나의 일신이 대부(大夫)들의 보필을 받고 있으니, 대부들은 나를 버리지 말라.” 하니,

신하들이 모두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기를

임금님께서 두 분 대신을 버리지 않으시면 신들이 감히 충성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임금님께서 두 분 대신을 버리시면 비록 임금님을 바르게 보필하고 싶어도

아첨하는 소인들을 어찌하겠습니까!” 하니, 천군이 깊이 받아들였다.

 

*이로부터 두 재상이 충성을 다해 일할 수 있어서 신하들이 크게 화합하고

나라 안이 크게 다스려져 마침내 상제의 명을 받아서

사해 안을 모두 통치하고 우주 밖까지 포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무릇 천지 안에 있는 만여 개 나라들이 모두 유인씨에 귀속되어

남쪽으로 천근(天根)3)에 이르고 북쪽으로 월굴(月窟)4)에 이르기까지

교화를 받지 않는 나라가 없고 나라가 강성해져서 상제의 왕실에 짝할 수 있게 된 것은 두 재상의 힘이었다.

 

 

*그런데 천군은 은밀히 다니기를 퍽 좋아하여 무시로 궁궐을 출입하니,

신하들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였고 태재가 늘 그렇게 하지 말라고 충간(忠諫)하였다.

천군의 만년에 간사한 신하인 공자(公子) ()와 공손(公孫) () 등이

실권을 잡고서 태재 경을 쫓아내니, 백규는 자리에 편안히 있지 못하고 떠났다.

천군이 이에 팔준마(八駿馬)를 타고 광활한 우주 저편까지 치달리며

위로 날아 하늘에 오르기도 하고 아래로 내려가 깊은 물속에 가라앉기도 하니,

대궐의 정전(正殿)이 오래도록 비고 모든 법도가 느슨히 풀어졌다.

 

*은해(銀海)5) 지방의 요망한 도적 화독(華督)6) 등이 맨 먼저 세 관문을 어지럽히자

도적들이 사방에서 벌떼처럼 일어났다.

그러나 천군은 먼 외지에 나가 있어 나라에 방비가 없던 터라 도적들이 흉해를 습격하여

창칼에 피를 묻히지도 않고 도성에 들어갔다.

천군의 군사들은 영대(靈臺) 아래에서 참패하여 장군 강()7)이 죽고

도적의 괴수인 유척(柳跖)8)이 스스로 임금이 되어 방촌대(方寸臺)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궁궐은 오염되고 정원은 황량해졌으며 고약한 누린내를 풍기는 자들이

단전(丹田)에 가득하고 옥연(玉淵)에 들끓었다.

 

 

*천군이 나라를 잃고 나자 귀족 출신 신하들은 따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오직 공자(公子) ()만이 곁에 보필하면서 등용되지 못해도 차마 천군을 버리고 떠나지 못했다.

그가 기초(祈招)9)라는 시를 지어서 천군을 일깨우자 천군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즉시 되돌아 와서는 흩어진 군사들을 불러 모았다.

태재 경이 행재(行在)에 가니, 다시 복위(復位)시켰다.

이에 백성들이 구름처럼 모여서 힘을 다해 적을 무찌른 지 10년 만에 천군이 다시 각자(殼子) 속으로 들어갔다.

대장군 극기(克己)10)가 사물기(四勿旂)11)를 세우고서 선봉이 되고

공자 지()12)는 군사들을 통솔하여 원수(元帥)가 되었다.

대장군의 외로운 군대가 깊이 진격하여 생사로두(生死路頭)에서 적을 만났다.

대장군이 밥을 지어먹는 솥을 깨고 머물러 쉬는 막사를 불사르라 명하여

결사적으로 싸울 뜻을 보여 백 차례나 혈전을 벌인 끝에 적군이 대패하였다.

 

*천군이 다시 돌아와 신명전에 앉으니, 백규 의도 와서 태재와 안팎을 나누어 다스렸다.

태재가 천군에게 권하여 견벽청야(堅壁淸野) 작전을 쓰고 요해(要害)를 장악하게 하였다.

적들이 자주 변방을 침범했지만 대장군이 무서운 기세로 성들을 순시하니,

적들이 모두 퇴각하고 감히 정면으로 덤비지 못했다.

대장군이 추격하여 적들을 모두 베어 죽이고 진격하여 적의 소굴을 뒤엎어

건원제가 하사한 영토를 모두 회복하고 군사가 돌아와 대궐에서 승전을 보고하였다.

이로부터 세 궁궐이 평안하고 사방 들판이 조용하여 금구(金甌)13)와 같은

천리 강토가 맑고 깨끗해 아무런 흠이 없었다.

 

*천군은 가만히 앉아 덕으로 세상을 다스리니,

태재는 안에서 천군의 덕을 보필하여 모든 정사의 근본인 임금의 마음을 맑게 하고

백규는 밖에 생기는 일들을 수응(酬應)하여 하나의 근본인 마음의 작용을 펼쳐 나갔다.

이렇게 저마다 자기 직책을 공경히 수행하니 나라가 태평하였다.

천군은 재위한 지 백년 만에 육룡(六龍)14)을 타고 상제의 궁정(宮庭)으로 올라가 돌아오지 않았다.

 

*태사공(太史公)은 말한다.

내가 보건대 천군이 임금 노릇을 잘한 것은 태재 경의 보좌 덕분이다.

나라가 잘 다스려진 것은 경을 재상으로 삼았기 때문이고

나라가 어지러워진 것은 경을 떠나보냈기 때문이며,

천군이 나라 안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경을 재상의 자리에 도로 앉혔기 때문이다.

천군이 상제를 짝할 수 있었던 것도 경 때문이고 만방을 통솔할 수 있었던 것도 경 때문이었으니,

첫째도 경이요 둘째도 경이다.

오호라! 한 재상을 얻으면 흥성하고 한 재상을 잃으면 패망하니,

임금이 누구를 재상으로 삼을지 신중히 생각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1)헌원씨(軒轅氏)의 구슬 : 헌원씨는 전설 상의 고대 제왕인 황제(黃帝)의 이름이다.

황제가 적수(赤水) 북쪽에서 노닐다가 돌아오는 길에 현주(玄珠)를 잃어버렸는데,

아무도 찾지 못했는데 상망(象罔)이 찾아냈다고 한다.

莊子 天,상망은 무심(無心)을 비유한 것이고,

현주는 도()의 본체를 비유한 것이다

 

2)수후(隋侯)의 옥 : 명월주(明月珠) 또는 야광주(夜光珠)라고도 한다.

여기서는 밝은 지혜를 비유한다.

회남자(淮南子) 남명훈(覽冥訓)수후의 구슬과 화씨(和氏)의 구슬을 얻는 자는

부유해지고 잃는 자는 가난해진다.” 하였다.

그 주()수후는 한() 나라 동쪽에 있는 나라의 희성(姬姓)을 가진 제후이다.

수후가 배가 갈라진 큰 뱀을 보고 약을 붙여 치료해 주었는데,

후에 그 뱀이 강물 속에서 큰 구슬을 물고 나와 보답하였다.” 하였다.

 

3)천근(天根) : 사람의 발뒤꿈치를 뜻하는 말이다.

 

4)월굴(月窟) : 사람의 정수리를 뜻하는 말이다.

 

5)은해(銀海) : 도가(道家)나 의술(醫術)에서 사람의 눈동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6)화독(華督) : 춘추시대 송()나라 태재(太宰)로 공보가(孔父嘉)의 아내를 길에서 보고

미색에 반해 공보가를 죽이고서 그 여자를 차지했다.

(春秋左傳 桓公 2)

여기서는 미색을 탐내는 음탕한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7)장군 강() : 욕심에 굽히지 않는 굳센 마음을 비유했다.

공자가 나는 강한 자를 아직 보지 못하였다.”라고 하니,

혹자가 신정(申棖)입니다.” 하였다.

공자가 다시 신정은 욕심이 많으니, 어찌 강하다고 할 수 있으리오.” 하였다.

論語 公冶長

 

8)유척(柳跖) : 춘추시대의 큰 도적인 도척(盜跖)의 성이 유()이고 이름이 척()이다.

도적이라 하여 도척이라 부른 것이다.

도척은 9000명의 졸개를 거느리고 천하를 제 마음대로 다니면서 남의 우마(牛馬)를 빼앗고,

남의 부녀(婦女)를 강탈하며,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친척도 부모 형제도 모르고

선조(先祖)에게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고 하였다.

莊子 盜跖여기서는 포악한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9)기초(祈招) : 일시(逸詩)의 편명이다.

()나라 목왕(穆王)이 정사를 돌보지 않고 팔준마(八駿馬)가 끄는 수레를 타고 천하를 두루 다니니,

신하 모보(謀父)란 사람이 이 시를 지어 만류하였다 한다.

左傳 昭公 12

 

10)극기(克己) : 자기 사욕을 이기는 것을 비유하였다.

안연(顔淵)이 인()에 대해 묻자 공자(孔子)

자기 사욕을 이기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을 실천하는 것이다.” 하였다.

 

11)안연이 인()을 실천하는 조목을 묻자

공자가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하였다.

論語 顔淵

자에 대해 주자(朱子)설문해자(說文解字)() 자는 깃발과 같다.’ 했으니,

이 깃발을 한번 휘두르면 삼군(三軍)이 모두 물러난다.

공부가 단지 이 물() 자에 있으니,

비례(非禮)가 오는 것을 보았다 하면 곧바로 막아내고 곧바로 이겨내야 한다.” 하였다.

 

12)공자 지() : 맹자가 사람의 뜻을 비유한 것이다.

맹자가 지()를 장수에 비기고 사람의 기()를 군졸에 비겼다.

孟子 公孫丑 上

 

13)금구(金甌)금으로 만든 사발로 흠이 없고 견고한 강토(疆土)를 비유한 말이다.

양무제(梁武帝)가 일찍 일어나 무덕각(武德閣)에 이르러 혼잣말로

나의 국토는 오히려 금구와 같아 하나의 상처나 흠도 없다.” 하였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南史 62朱异列傳

 

14)육룡(六龍) : 여섯 마리 용으로, 주역(周易건괘(乾卦)의 육효(六爻)를 가리킨다.

건괘 단전(彖傳)때로 육룡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닌다.[時乘六龍以御天]” 하였는데,

이는 원래 성인(聖人)이 나와 세상을 다스림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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