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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갑총재(2020-2021)

2021-0219. 총장단회 제주워크숍 1일차(2021,2,19~2,21)

by 조흥식 2024. 1. 23.

2021-0219. 총장단회 제주워크숍 1일차(2021,2,19~2,21)

술친구 김시습(金時習)을 보내며

 

 

 

 

 

술친구 김시습(金時習)을 보내며

@홍유손(洪裕孫), 김열경 시습에 대한 제문(祭金悅卿時習文)

.梅月堂 김시습(金時習),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

.방외인(方外人)들은 노장풍(老莊風)의 멋을 풍기며

저자거리의 술집을 거침없이 누비고 다녔다.

.홍유손(洪裕孫)은 제문에서 유()ㆍ불(), ()ㆍ속()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었던 김시습의 일생을 회상하면서

술친구를 마지막 보내는 절통한 심정을 잘 표현하였다.

.김시습이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이 싫어서 하늘나라로 훨훨 날아가서,

절친한 벗 남효온과 함께 혼탁한 세상을 굽어보며 손뼉을 치면서 껄껄 웃을 것이라 하였다

 

@조문을 하지 못하노...

.공이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인편에 전해듣고 모두들 크게 놀라고,

슬퍼 콧등이 시큰하고 눈물이 흐르려 했으니, 슬픈 심정 어찌 끝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달려가 곡하려 해도, 가는 길이 너무도 멀기에 이렇게 제문을

보내어 멀리서 조문을 드리며 평생의 감회를 말하고자 합니다.

 

@조의제문

! 우리 공께서는 세상에 태어난지 겨우 5살에 이름이 크게 알려졌으니,

三角山 운운한 절구 한수를 짓자,

노사(老師) 숙유(宿儒)들이 탄복하였고 온 세상이 놀라 떠들썩 하였으며,

이에 사람들은 중니(仲尼)가 다시 태어났다.”고들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은 벼슬하기를 좋아하지 않아 머리를 깎고

불문(佛門)에 몸을 의탁하여, 공맹(孔孟)의 밝은 도에 통하는 한편

천축(天竺)의 현묘한 학설을 공부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공무(空無)의 가르침에서 물아(物我)를 모두 잊고

일월(日月)과 같은 성인과 성정(性情)이 같은 경지에 올랐습니다.

이에 문하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인과(因果)와 화복(禍福)의 설을 물었으나,

공은 그 설이 허탄함을 싫어하고 술에 의탁하여 화광동진(和光同塵)하였습니다.

이에 모르는 사람들은 미쳤다고들 했지만, 그 내면에 온축된 참된 세계에 탄복하였으니,

많은 벼슬아치들이 공과 어깨를 나란히 벗하여 격식을 따지지 않고

흉허물 없이 지냈으나 공은 오연히 세상 사람들을 굽어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동방의 인물은 공의 안중에 드는 이가 없었으니,

마치 구름이 걷힌 하늘처럼 아무도 인정할 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 명산대천들이 공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기암괴석과 빼어난 하천(河川)들이 공의 품평에 의해 그 이름이 더욱 알려지곤 했습니다.
   

만년에는 秋江과 서로 뜻이 맞아 지극한 이치를 유감없이 담론하였으며,

그리하여 함께 월호(月湖)에서 소요하였는데 헤어지고

만남이 언제나 약속한 듯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추강이 공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 공은

그만 둘도 없는 지기(知己)를 잃고 말았습니다.

슬프다! 오늘 공이 시해(尸解)하심은

어찌 황천(黃泉)으로 추강을 만나러 간 것이 아니겠습니까.

 

*시해(尸解): 도가(道家)에서 수련이 깊은 사람이 육신을 남겨둔 채

진신(眞身)이 빠져 나가는 것으로, 여기서는 죽음을 미화한 말로 쓰였다.

생각건대, 구천(九天)에서 두 분이 어울려 맘껏 시를 창수(唱酬)하고

너울너울 춤도 추면서, 필시 이 티끌세상을 굽어보고

손뼉을 치며 껄껄 웃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평소 저자거리에서 공과 함께 술을 마시던 술꾼들이 다들 곡하며

몹시 슬퍼하고 있습니다. ! 다시는 공과 만나지 못하다니,

길이 유명(幽明)을 달리하시고 말았습니다.
 생각하면, 공의 말씀은 그저 심상하여 전혀 색은행괴(索隱行怪)

하지 않았으니, 비록 내면의 온축을 드러내 보이지는 않았지만

누군들 평소의 깊은 수양을 알지 못하겠습니까.

 

*색은행괴(索隱行怪): 中庸, 일반적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괴이한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공은 비록 세상에 숨어 살았어도 그 마음은 실로 오묘했나니,

공을 알기로는 우리만한 이가 없을 것입니다.

아아! 공이 이렇게 멀리 떠나신 것은 어쩌면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 사람들을 미워해서가 아닐는지요.

그러나 죽음이 오히려 삶보다 나으니, 만세(萬世)의 오랜 세월도 찰나에 불과합니다.

공이야 세상을 떠나고 세상에 머무는 데 조금인들 연연하겠습니까.

마치 남과 밤과 낮이 바뀌는 것처럼 삶과 죽음을 인식하여 조용히 받아들이실 뿐입니다.

상주불멸(常住不滅)하는 공의 본모습을 뉘라서 보리요.

몽롱한 육안(肉眼)을 비웃을 뿐입니다.

환술(幻術)을 부려 기행(奇行)을 일삼는 것은 진실로 우리 공이 미워하던 바입니다.
 공이 떠남이야 사사로운 정이 없겠지만 사람들이 슬퍼함은 사사로운 정이 있습니다.

애오라지 세상의 습속을 벗어나지 못하여,

다시금 멀리서 제문을 보내 길이 사모하는 마음을 올립니다.

공의 정신은 허공에 두루 찼으니, 지금 이 작은 정성을 응감(應感)하소서!

 

 

 

Ti-story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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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