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회장동우회(2014-2015)

2016-0107.회장동우회 2016년도 신년교례회

by 조흥식 2023. 4. 7.

2016-0107.회장동우회 2016년도 신년교례회(신촌 거구장)

스승과 제자

 

 

 

스승과 제자

@창계 임영(1649~1696)

반 이랑 네모난 연못에는 비가 내리고, 치유에선 가르침이 상세하였지

조충은 참으로 작은 재주이니, 이제부터 문구 찾기는 사양하리라

 

@1666(현종7) 봄에 창계가 18세 사마시(司馬試)에 장원을 차지하자,

그의 스승인 정관재(靜觀齋) 이단상(李端相, 16281669)

일찍 급제한 건 실로 다행한 일이 아니니, 용문의 가르침에 이미 소상하였네.

살면서 사람이 해야 할 공부는, 또한 문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네.”라는 시를 지어 주었는데,

위의 시는 여기에 차운한 것이다.

 

@‘방당(方塘)’이란 사람의 마음을 비유하는 말로,

주자(朱子)의 관서유감(觀書有感)에서

반 이랑의 네모난 연못 한 거울처럼 열렸는데, 하늘 빛과 구름 그림자 함께 배회하네.

묻노니 어이하여 그처럼 해맑은 것인가,

근원에 활수(活水)가 솟아나오기 때문이라네.”라고 읊은 데에서 유래하였다.

 

이 시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문인 학자들은 집안에

네모난 연못을 만들어두고 평소 그것을 보면서

마음의 실체를 살피는 공부에 전념한 사람이 많았는데,

창계 역시 이 방당을 보면서 스승의 가르침을 상기하고

스스로의 마음에 약석(藥石)으로 삼은 것이다

 

@‘치유(緇帷)’는 고인(高人)과 현사(賢士)가 강학하는 곳에 둘러친

검은 장막으로 전()하여 스승의 강석(講席)을 의미하는데,

장자(莊子) 어부(漁父)

공자가 치유의 숲에서 노닐고 행단의 위에서 휴식을 취하였는데,

제자들은 글을 읽고 공자는 거문고를 퉁기며 노래를 불렀다라고 한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조충(雕蟲)’은 조충전각(雕蟲篆刻)의 준말로,

벌레 모양이나 아로새기고 전서(篆書)를 조각하듯이

미사여구(美辭麗句)로 문장을 꾸미는 작은 기예를 말한다.

 

요컨대 그는 스승이 보낸 증시(贈詩)를 받아 보고 그 시에 차운하면서

()’()’이라는 운자(韻字)만을 가져다 쓴 것이 아니라,

스승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 가르침에 대한 대답으로

자신의 각오와 다짐을 투영하여 이 시를 지은 것이다.

 

@이후로 창계는 小學四書三經을 비롯하여

심경(心經), 근사록(近思錄), 주자대전(朱子大全), 주자어류(朱子語類)

이정전서(二程全書), 성리대전(性理大全)등의 서적을 두루 섭렵하면서 부단히 공부를 이어간 결과,

1671(현종12) 겨울에 23세의 나이로 정시 문과(庭試文科)에 급제하고,

다음 해인 1672년 가을에는 가주서(假注書)가 되어 승정원에서 관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의 문집(文集)을 살펴보면 환로(宦路)에 진출한 이후에도

初心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을 책려하는 모습이 여러 곳에서 목격되는데,

이러한 각오와 다짐들은 바로 어린 시절 스승의 가르침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간절한 염원의 발로이며 동시에

그를 성취하게 하려고 노심초사했던 정관재의 염려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0204mpcho@hanmail.net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