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9.동아라이온스클럽 최동효회장 자녀혼례(더 디자이너웨딩, 청담동)
쉬운 말, 깊은 情
쉬운 말, 깊은 情
@이유원(李裕元 1814~1888), 임하필기(林下筆記)
*영성의 명구(靈城名句)
“사복시 정 이군칙이 동지사 서장관으로 연경 길 삼천리를 떠나니 갈 때도 평안하고 올 때도 평안하소서”
@이군칙(李君則)은 누구인가?
숙종~영조 연간에 활동하신 이이장(李彝章,1708~1764)으로 자가 군칙(君則)입니다.
영성(靈城)은 역시 숙종~영조 연간에 활동하신 박문수(朴文秀, 1691∼1756)로
이인좌(李麟佐)의 난 때 전공을 세워 영성군(靈城君)에 봉해졌습니다.
@이군칙이 서장관으로 연경에 가게 되었습니다.
조정의 대신들이 교외에 모여 그를 전송하고 詩를 지어 전별하였습니다.
모두 당대에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들이었으니 시의 수준은 또 얼마나 높았을까요.
이 자리에 박문수가 뒤늦게 도착하였습니다.
그는 변명 비슷하게
“나는 무부(武夫)라 시의 운율을 알지 못하니, 세속의 말로 대신하겠소이다.” 하였습니다.
아전에게 붓을 잡으라고 하고는 읊은 시가 바로 위의
“사복시 정 이군칙이 동지사 서장관으로 연경 길 삼천리를 떠나니,
갈 때도 평안하고 올 때도 평안하소서.”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무릎을 치며 감탄하고,
마침내 후세에까지 명구로 전해지게 되었다는군요.
@신미년(1871, 고종8) 겨울,
박문수의 후손 박봉빈(朴鳳彬)이 서장관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가 대궐의 직소(直所)로 이유원을 찾아와서 하직 인사를 하자
이유원이 바로 박문수의 이 시를 외어 그를 전별하고는 그 전말을 기록해 놓았습니다.
@선조께서 지은 시를 기억해 두었다가 바로 그 후손에게 들려주었으니 박봉빈은 얼마나 감격하였을까요.
게다가 시의 운율을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간단한 몇 마디 말로 두터운 정을 남김없이 다 드러냈으니,
이쯤 되면 쉽고 어려운 게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이 얼마나 들어 있느냐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평생 글자를 모르고 살다가 다 늙어서 뒤늦게 글자를 배우신 후,
서툰 솜씨로 지어서 내보이는 어르신들의 투박한 시가,
저 현란한 수사로 화려하게 지은 알맹이 없는 글에 비해 우리에게 얼마나 감동적이었던가요.
늘빛사랑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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