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5.세종로라이온스클럽 김영자회장 생일파티(워커힐) *회장 조흥식
*참다운 의리 참다운 벗의 도
참다운 의리 참다운 벗의 도
@빗나간 義理로 포장한 조폭영화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이때 청소년들이 조폭영화의 빗나간 의리를 모방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의리’ 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어떤 배우가 광고 방송에서 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나이다운 모습으로
의리를 ‘으리’라고 발음하여, ‘의리’ 대신 ‘으리’가 쓰이고 있는 것이다.
의리라는 말은 사람으로서 반드시 지켜야할 마땅한 도리를 말하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올바른 도리를 뜻하기도 한다.
참으로 좋은 뜻을 가진 말이다.
그런데 이 의리라는 말이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의리 축구'니
'의리 공천'이나 하면서 가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로 쓰이기도 한다.
의리라는 말의 불행이고, 우리 사회의 불행이다.
@김상정(金相定 1722~1788), 우난(友難)
어떤 마을에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집에 살고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아들이 벗들과 사귀기를 좋아하여 날마다 문밖으로 나가 벗들과 어울리면서 놀았는데,
나가기만 하면 반드시 술에 잔뜩 취해 돌아왔다.
가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 있을 적에는 벗들이 집으로 찾아와 문을 두드리는 자들이 아주 많았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하였다.
“저들은 누구냐?”
“저의 벗들입니다.”
“벗을 사귀기는 어려운 법인데, 벗이 그렇게도 많단 말인가?”
어느 날 아버지가 돼지를 죽이고서 거적으로 싼 다음, 아들에게,
“네가 벗이라고 하는 자들에게 가 보자.”라고 하고난뒤,
“이것을 짊어지고서 앞장서라. 네가 가장 믿을 만한 벗이 누구냐?”하였다.
아들이 돼지를 짊어지고 앞장서서 자신이 가장 믿을 만한 벗의 집으로 가서
벗에게,
“내가 오늘 저녁에 사람을 죽이고 말았다.
다급한 맘에 지금 시체를 짊어지고 널 찾아왔다.” 라고 말하였다
그 벗이 “그런가? 집 안으로 들어가서 함께 시체를 처리하자.” 하였다.
그러나 한 식경이 지나도록 그 집 앞에 서 있었는데도 그 벗은 다시 나오지 않았다.
소리쳐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아버지가 혀를 끌끌 차면서 “허허, 너 혼자서 처리해야겠구나.”라고 하였다.
아들이 그 집을 떠나와 다른 집을 찾아가 그 벗에게 고하기를,
“내가 오늘 저녁에 사람을 죽이고서 다급하여 너를 찾아왔다.
너와 함께 시체를 처리했으면 한다.” 라고 큰소리를 했더니,
그 벗이 소리를 치면서 말하기를 “살인이 얼마나 큰일인가? 속히 떠나가라.
머뭇대면 나에게 누를 끼칠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다시 혀를 끌끌 차면서 말했다.
“허허, 너 혼자서 처리해야겠구나.”
아들이 또다시 다른 벗을 찾아갔다.
시체를 짊어지고서 서너 집을 찾아갔으나 모두 만나주지 않았다.
마음은 허탈하고 짐은 더욱 무거워졌다.
날이 장차 밝으려고 했을 때 아버지가,
“너의 벗이 이제 더는 없는가? 내가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그 사람을 찾아가 보자.” 라고 하였다.
아버지가 그 사람의 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고는 아들이 그의 벗들에게 고했던 대로 말해 주었다.
그 사람이 깜짝 놀라면서,
“잠깐만 있으시게. 조금 있으면 날이 밝을 것이네.” 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 삽을 가지고 나와 안방의 구들을 들어내려고
하면서 아버지를 돌아보며 이르기를 “자네도 나를 도와 구들을 들어내시게.” 라고 하자,
아버지가 말하기를,
“그러지 마시게. 구들을 들어낼 필요 없네.” 라고 하고는,
거적으로 싼 것을 가리키면서 “저것은 죽은 돼지네.” 하였다.
그리고는 아들의 일을 그 사람에게 말해 주었다.
그 사람이 삽을 내려놓고 웃었다.
드디어 술을 사와 그 돼지고기를 안주 삼아 먹고서 돌아왔다.
아들이 크게 부끄러워하면서 후회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 다시는 벗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김상정은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의 6대손이다
정조시절 대사간(大司諫)을 지낸 인물인 석당(石堂) 김상정(金相定)이 지은 우난(友難)이라는 글이다.
‘우난’은 참다운 벗을 얻기는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고,
참다운 벗이 어떤 것이냐에 대한 의논이기도 하다.
이 글을 보면, 매일같이 어울려 술을 마시면서 노는 아들의 친구들은,
정작 아들이 어려운 처지에 빠졌을 때에는 모두 등을 돌렸다.
이에 반해 아버지의 친구는 살인이라는 엄청난 일에 대해서조차 등을 돌리지 않고 도움을 주려고 하였다.
살인은 사람이 범할 수 있는 범죄 중에 가장 중한 범죄이다.
그 범죄를 은폐해 주는 것도 아주 중한 범죄이다.
그런데도 아버지의 친구는 벗을 위해서 자신의 희생을 무릅쓰고 그렇게 하였다.
어째서 그랬을까?
벗에 대한 미더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자신의 벗이 올바르지 않은 일은 결단코 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평소 행실이 벗에게 미더움을 주지 못하였다면,
아버지의 친구는 결단코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음(知音)이라는 말이 있다.
서로 간에 마음을 알아주는 벗을 뜻하는 말이다.
춘추시대 때 초나라에 금(琴)을 잘 뜯기로 유명한 백아(伯牙)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종자기(鍾子期)라는 벗이 있었다.
백아가 높이 솟은 산을 생각하면서 금을 뜯으면, 종자기는 눈을 지그시 감고 ‘좋고도 좋구나.
높은 산이 우뚝하고 우뚝하도다.’ 하였다.
백아가 흘러가는 물을 상상하면서 금을 뜯으면 종자기는 소리를 감상하며
‘좋고도 좋구나. 강물이 넘실넘실 흘러가누나.’ 하였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하면서, 다시는 금을 뜯지 않았다.
오늘같이 서로 온갖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번복(翻覆)이 무상한 세상에서,
백아와 종자기와 같은 참다운 벗의 도는 기대하기가 힘들다.
오히려 이러한 세상에서 참다운 벗의 도를 말하는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그저 함께 어울려 놀기만 하는 벗만 있고,
진정으로 마음이 통하는 참다운 벗이 한 사람도 없다면 이 얼마나 삭막한 삶이겠는가.
@참다운 벗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서로 간에 관계를 맺어야만 참다운 벗을 얻을 수가 있다.
참다운 벗은 자신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참다운 벗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이 참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자신의 주위에는 올바르지 않은 사람만 몰려든다.
자신이 이해관계를 따져 상대방을 대하면, 상대방 역시 이해관계를 따져 자신을 대한다.
자신이 진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면 상대방도 역시 진심을 가지고 대한다.
반드시 자신이 먼저 참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참다운 벗을 얻을 수 있다.
@友也如兄弟 箴規道亦存 紛紛輕薄子 豈敢與之言
“벗 사이는 형제간과 같긴 하지만,
서로 간에 규계하는 도가 있다네.
분분하게 나대는 저 경박한 자들,
어찌 감히 벗의 도를 떠들어대나.”
조선중기 학자, 은봉(隱峰) 안방준(安邦俊)이 지은
오륜가(五倫歌) 가운데 붕우의 도에 대해 읊은 시이다
안방준의 이 시뿐만 아니라, 옛사람들이 벗의 도에 대해 읊은 시를 보면,
그저 벗들이 서로 모여서 어울려 노는 즐거움만을 읊지 않았다.
대부분 벗 사이에 서로 규계해 주는 의리를 담아 읊었다.
@공자(孔子)는
‘朋友 사이에는 간곡하게 충고하고 자상하게 권면하면서 선(善)을 행하도록 책해야 한다.’ 라고 하여,
그저 사이좋게 지내기만 하면 되는 형제 사이와는 다르다고 하였다.
참다운 벗의 도는 서로 어울려 노는 데 있는 것이 아니요,
잘못된 의리를 과시하는 데 있는 것도 아니다
상대방에 대해 올바른 도리를 지키고 상대방에 대해 이해해 주면서,
때로는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해 주어 올바른 길로 나아가도록 하는 데에 있다.
@매미 소리가 시원스럽게 들리는 여름날,
한가로이 서재에 앉아서 ‘으리’라는 말로 인하여 참다운 벗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나에게는 참다운 벗이 한 사람쯤은 있는가?
이제 살아오면서 상대방에 대해 친구랍시고
혹 진심으로 대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는가?
이제까지 혹 잘못 살아온 탓에, 참다운 벗을 사귀지 못한 것은 아닌가?
여러 벗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0204mp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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