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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라이온스클럽(354-C지구)

2014-0710.세종로라이온스클럽 번개모임

by 조흥식 2023. 2. 2.

2014-0710.세종로라이온스클럽 번개모임(종로3가 마산해수아구찜)     *회장 조흥식

*달구경하는데 모기쯤이야!

 

달구경 하는 데 모기쯤이야...

@윤선도(尹善道, 1587~1671) “달구경(玩月)”

푸른 바위 아래서 달구경 하려는데

앵앵대는 모깃소리 천둥 울리듯 하네.

물릴까 싶어서 들어갈까 했지만

들어가면 가을 달을 품을 길 없네.

온몸이 가려워 긁는 한이 있더라도

맑은 마음 탁 트이게 할 수만 있다면야

네 맘대로 실컷 뜯으려무나

서릿발 칠 때도 분명 오리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겨우 말하는 사람을 모기같은 소리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모기의 몸을 보고 만든 말이지,

모기의 소리를 듣고 한말이 아닐 것이다.

소리를 재어 데시벨로 표시한다면야 모깃소리는 천둥소리에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지만 가만히 다가와 귓가를 앵앵대는 모깃소리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피곤하면 천둥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잘 수 있지만,

이 모깃소리에는 신경이 곤두서 잠을 설치게 된다.

 

@그런데 윤선도는 모기를 피해 방으로 들어가지 않기로 한다.

온몸을 모기에 물려 박박 긁는 한이 있어도 놓칠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있기 때문에 그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놓칠수없는 풍경은 다름 아닌 휘영청 밝은 가을달의 모습 때문이다.

모기에 물리는 일을 감수할 만큼 가을달이 매력적인 것은 가을달을 보면

마음이 밝아지기 때문이다.

생활 속에서 사람들 관계 속에서 뾰족해지는 마음이 가을달을 보는 동안

절로 둥글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렇게 귀한 마음을 얻을수 있다면야 그깟 모기에 물리는 것이

대수냐고 생각했을것이다.

그래도 성가시게 한 모기를 용서할수는 없나 보다.

날이 추워져 서리가 내리면 죽을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일러준다

 

@고산 윤선도는 163612월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배를 타고 江都로 달려갔으나 길이 막혀 도로 海南으로 돌아왔다

훗날, 임금의 문안을 여쭙지 않았다는 이유로 16386월 체포되어

영남 영덕(盈德)으로 유배에 처해진다.

위 싯귀는 그 후 다시 석방되어 해남으로 돌아와서 지은 시입니다.

 

@달을 감상하고 소소한 일상을 읊은 시를 두고 서정치적인 상황을

결부시켜 해석하고 싶지는 않지만 산수 속에서 달을 감상할수 있는

여유를 즐길수 있는것도 말 많은 세상에서 이런저런 풍파를 다 겪은후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체득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달을 보는 마음이 큰 어려움을 모르던 시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먼 길을 돌아온 뒤에야 본래 자리에서 보는 풍경이 얼마나 멋진

것인지를 알수 있다.

윤선도, 정철, 박인로는 조선 3대 가인(歌人)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정치적 풍파도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늘빛사랑 조흥식

010-3044-8143

0204mpcho@hanmail.net

매일밤 돼지꿈을 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