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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상공회, 종로산악연맹(종로구 등산연합회)

2015-0531.종로구등산연합회 종로구청장기 등산대회

by 조흥식 2023. 3. 19.

2015-0531.종로구등산연합회 종로구청장기 등산대회

*세종로라이온스클럽 참가(회장 조흥식)

*종로구 청운동 청운중학교

*윤선도의 상소문

 

 

 

윤선도의 상소문

@윤선도(尹善道, 1587~1671)의 상소문

책을 옆에 끼고 붓을 손에 쥔 자들이 이록(利祿)이 있는 줄만 알고

다시는 인의(仁義)가 있다는 것을 모릅니다.

과거 시험은 바로 선비가 벼슬길에 나가는 첫걸음인데,

모두 빨리 출세할 마음만 품고 다투어 구차하게 합격할 꾀를 씁니다.

남의 글을 베끼고 권력가에게 빌붙으며 시험관과 내통한다는 말을

사람들이 모두 공공연히 말하면서 아무런 거리낌도 없습니다.

아비는 아들에게 그러기를 지시하고 형은 아우에게 그러기를 권하며

친구들끼리 서로 그러기를 요청하여 돌이킬 길이 없이 온 세상이 다 그러합니다.

간간이 백 명에 한두 명 이와 반대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도리어 비웃고 비난하며 심지어 자기와 다르다고 화를 내면서 욕하고

헐뜯는 자들이 있기까지 합니다.

, 선비의 기풍은 국가의 원기이건만 이러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통분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임금을 뵙는 처음이 이러하다면 훗날 조정에서 벼슬할 때에

얻으려 안달하고 잃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과연 어떻겠습니까

 

@이 상소는 광해군일기 81221일 기사에도 실려 있다.

유중불하(留中不下)의 처분을 받았는데,

유중불하란 상소의 내용이 임금의 마음에 맞지 않아

상소를 궁중에 머물러 두고 관계 기관에 회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윤선도의 나이 30세불과 몇 해 전 사마시(司馬試)를 통과하고

관직 진출을 꿈꾸는 이른바 사회초년생이라 할 수 있는 시기에

인생의 일대 전환기를 맞는 병진소를 올렸다.

이 상소로 37세까지 8년간이나 죄인으로 귀양살이를 하였다.

이때는 광해군 8년으로 이이첨(李爾瞻)의 권력이 극에 달했을 때인데,

이이첨이 모든 요직에 자기 사람을 심어 교묘하고 치밀하게

자신의 뜻대로 국정을 움직이고 나라를 그르친 실태에 대해

매우 사실적으로 폭로하였기 때문이다.

 

@윤선도는 이 상소에서 특히 과거 시험이 공정하지 못하고

부정이 일상화가 되어버린 현실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다.

응시자끼리 커닝 페이퍼를 돌려보는 자표상응(字標相應)’에서부터

시험지에 표시하여 특혜를 받는 시권위표(試卷爲標)’,

시험 감독관과 내통하는 장옥통두(場屋通頭)’,

시험 문제를 미리 유출하는 예출시제(預出試題)’까지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오직 합격에만 목표를 두는 현실을 폭로하였다.

 

@과거 시험이라는 것은 국가에는 좋은 인재를 선발하는 장치이고

선비들에게는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하여 관직으로 진출하는 통로이다.

그러나 권력이 비정상적일 때는 공적 제도가 아닌 개인의 사유물로

전락되어 세력을 형성하는 데에 이용되고 온갖 부정이 파고들기 마련이다.

이이첨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선 네 아들이 유출된 문제를 입수하거나

남의 글을 베껴서 제출하는 부정한 방법으로 모두 과거에 급제하였다.

이러한 부정은 사실 누구나 금방 알아차리고 독버섯처럼 퍼져나간다.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무리 힘들어도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위에 인용한 글은 과거 시험의 공정성이 무너짐으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변질되어 가는 양상을 보여 준다.

과거 시험이 인생의 최종 목적지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것은 다만 통과 의례일 뿐이다.

실력을 닦아 장차 뜻을 펼쳐야 할 젊은이들이 오직 과거 급제에만 정신이

팔려 남의 글을 베끼든 줄을 대든 급제만 된다면 못할 짓이 없으니,

그야말로 공자가 말한 얻지 못했을 땐 어떻게 하면 얻을까 안달하고

얻고 나면 잃을까 걱정하여 못하는 짓이 없는 비부(鄙夫)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 인재는 나라를 이끌어갈 동량이다.

이들의 목표는 시험이 아니라 적재적소에서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어

탄탄한 사회 기반을 이루는 것이 되어야 한다.

현대인은 대학 입시부터 취직 시험, 시험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

그 안의 온갖 부정과 비리는 윤선도가 개탄한 저 시대와 다름없어 보인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예전 속담보다는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들다

변형된 속담이 훨씬 수긍이 가니 하는 말이다.

 

 

 

 

 

늘빛사랑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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