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06.지대위원장회 워크숍 계획보고(권동선총재)
세상의 맛
세상의 맛
@유희(柳僖 1773~1837)
우리 집에 손님들이 모여 세상 사는 맛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누구는 쓴맛이라 하고,
누구는 신맛이라 하고,
누구는 덤덤하여 아무런 맛도 없다고 하였다.
단맛이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모르겠다.
세상의 맛은 똑같은데 맛보는 사람이 각자 입맛에 따라 달리 느끼는 것인가.
아니면 사람의 입맛은 똑같은데 세상에 여러 가지 맛이 있어
사람들이 각기 한 부분만 맛보기 때문인가.
여기 참외 하나가 있다고 하자.
참외는 몹시 작지만 꼭지는 쓴맛이고 몸통은 단맛이다.
하물며 세상은 넓으니 무슨 맛인들 없겠는가.
다만 사람들이 태어나면 항상 한 가지 일만 하느라
늙어 죽을 때까지 다른 부분을 맛보지 못한다.
그러니 성대한 제사 음식이 간소한 제사 음식보다 맛있는 것이 당연하다.
노자가 말하기를,
“다섯가지 맛은 사람의 입맛을 상하게 한다.” 하였다.
넓은 세상에는 없는 맛이 없으니 세상을 맛본 사람들은 대부분 입맛을 상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온갖 일을 두루 맛보더라도 참된 맛을 모를 것이다.
병든 사람이 죽을 쓰다고 여기고 똥물을 달다고 여기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쓴 것은 원래 쓰고 단 것은 원래 달다.
그렇지만 풀뿌리를 씹으면 고기 맛도 잊을 수 있는 법이다.
어찌 세상일이 전부 마음대로 되어야 세상 사는 맛이 달다고 하겠는가.”
이 말은 옳지 않다.
차의 쓴맛은 그래도 냉이처럼 달게 여길 수 있지만,
황벽(黃蘗)으로 말하자면 참을성이 좋은 사람도 끝내 달다고 말하지 않는다.
도량이 넓은 성인조차도
“환난에 처하면 환난에 맞추어 행동해야 한다.”라고 하였을 뿐,
사람들의 기호와 반대로 고통을 즐기고 안락을 싫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맛이 쓰거나 시다고 해서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맛이 달다고 해서
반드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쓴맛과 신맛, 단맛은 각기 쓰임새가 있다.
독한 약은 입에 쓰지만 병에 좋고, 칼날에 바른 꿀은 반드시 내 혀를 상하게 한다.
그러므로 딱딱한 것은 뱉고 부드러운 것만 삼키면 소인이 되며,
쓴 것만 먹고 단 것을 사양하는 것도 군자의 중도가 아니다.
하늘이 만물을 낳을 적에는 각기 마땅한 바를 두었다.
발굽이 있는 동물은 풀을 먹고,
날카로운 이를 가진 동물은 산 짐승을 먹는다.
쇠똥구리는 똥을 먹고 날다람쥐는 불을 먹는다.
단장초(斷腸草)는 맹독이 있어 사람이 먹으면 반드시 죽지만 범이 먹으면 백일 동안 배고프지 않다.
올빼미는 썩은 쥐보다 꿩을 좋아하지만 매와 경쟁하여 잡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얻는 것은 모두 어길 수 없는 운명이 있기 마련이다.
내가 기어이 단 것을 먹어야 한다면 쓴 것과 신 것은 누구에게 줄 것인가.
단맛은 나의 복이며 쓴맛과 신맛은 나의 분수이다.
분수를 넘어서고 운명을 어기면 큰 화를 당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오직 군자라야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므로 중용에
“먹고 마시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맛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라고 한 것이다
사람이 느끼는 맛은 다섯 가지이다.
짠맛[鹹], 신맛[酸], 쓴맛[苦], 매운맛[辛], 단맛[甘]이다.
이 다섯 가지 맛은 오행(五行) 사상에 바탕한 분류이다.
서경(書經)에 “물은 짠맛을 만들고 불은 쓴맛을 만들고
나무는 신맛을 만들고 쇠는 매운맛을 만들고 흙은 단맛을 만든다.”
현대 과학에서는 매운맛을 맛으로 인정하지 않고, 대신 감칠맛을 넣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래도 음식맛을 이야기할 때는 대개 짜고 시고 쓰고 맵고 달다는 다섯 가지로 말한다.
늘빛사랑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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