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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빛사랑 조흥식

2012-1001.호명산(추석 연휴)

by 조흥식 2022. 12. 25.

2012-1001.호명산(추석 연휴)

술꾼 남효온(南孝溫), 매월당 김시습

 

 

 

술꾼 남효온(南孝溫)

@조선전기 奇人,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 1454~1492)

.술을 매우 좋아했던 애주가 남효온은 술의 미덕과 해악으로 풀어본

자신이 술을 끊어야 하는 이유를 편지를 통하여 밝혔다.

.남효온이 동봉산인(東峯山人) 김시습(金時習)에 보낸 편지에서

술을 끊었다고 선언한 남효온에게 김시습이 아주 끊지는 말고

적당히 마시라고 간곡히 권한 데 대해 답한 것이다.

.특히 김시습의 추도사를 보낼정도로 친한 술꾼 친구였다

.술의 좋은점은 경서(經書)와 다른 옛 기록들에 상세히 알수가 있다

 

@남효온과 김시습은 절친한 술친구였다.

.남효온이 어느날 갑자기 술을 마시지 않는것을 보고 김시습은 서운했다

.그래서 김시습은 술을 마셔야하는 이유를 들어서 술을 마시라고 권한다

.남효온은 술에 얽힌 많은 고사를 인용하면서,

자신이 술을 끊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편지라서 점잖게 표현한 것이지, 사실 김시습은 몹시 서운했고

남효온은 김시습의 서운한 마음을 달래고 자신을 이해를 당부했다

 

@論語 향당(鄕黨)” 孔子唯酒無量 不及亂

술을 마심에는 일정한 양이 없었으나,

정신이 어지러운 지경에 이르지 않았다

.진준(陳遵)은 한()나라 때 사람으로 술을 좋아하여 호기가 있어,

손님들이 집에 모여 술을 마시면 대문을 닫아 빗장을 걸고,

손님들이 타고 온 수레의 굴대빗장을 죄다 우물에 던져 넣어,

아무리 급한일이 있어도 가지 못하게 하였다.

.그래서 진준투할(陳遵投轄)이란 고사성어가 생겼으며,

회양왕(淮陽王)이 패했을때 술에 취해 있다가 적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주의(周顗)는 진()나라 때 사람으로 술을 몹시 좋아하여

술 때문에 실수가 잦았고, 결국 왕돈(王敦)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주고(酒誥)는 강숙(康叔)이 은()나라 고도(故都)로 부임할 때,

그 지역 백성들이 술을 너무 좋아하여 武王이 글을 지어 경계하였다

빈지초연(賓之初筵)”은 위()나라 무공(武公)이란 임금이

술을 마신 뒤 허물을 뉘우치는 뜻을 읊은 시라고 한다.

.범노공(范魯公)北宋의 명재상 노국공(魯國公) 범질(范質)을 말한다

조카 범고(范杲)가 자신을 천거해주기를 바라자,

.범질이 시를 지어주었다(戒爾勿嗜酒 狂藥非佳味)

너에게 술을 즐기지 말기를 경계하노니,

술은 미치게 만드는 약이요 좋은 음식이 아니다

.향음주례는 한 고을 사람들이 모여 나이순서에 따라 술을 마시던 것이다

.향사례는 활쏘기를 한 다음 술을 마시던 것인데,

모두 예법에 따라 술을 마셨던 고대의 제도이다.

.孔子, 五刑之屬三千 而罪莫大於不孝

다섯가지 형벌의 종류가 3천가지이지만 불효보다 더 큰죄는 없다

.孝經: 굴원(屈原)은 춘추시대 초()나라의 충신으로,

어부사(漁父辭)에서 衆人皆醉 我獨醒

뭇 사람들은 모두 취했으나 나 홀로 깨어 있다

.백륜(伯倫)은 진()나라 죽림칠현(竹林七賢)의 유령(劉伶)이다

백륜은 술을 몹시 좋아하여 주덕송(酒德頌)”을 지어 술을 예찬했었다

.孟子, 伯夷聖人之淸者也 柳下惠聖人之和者也

백이는 聖人으로서 맑은 분이고, 유하혜는 聖人으로서 너그러운 분이다

 

@잘 마시면 술만큼 좋은 음식도 없다

.술 조절이 안되는 남효온같은 사람에게 술은 자신을 해치는 독이 된다

.남효온이 집안에서 무슨 주정을 부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母親에게 큰 수치를 끼쳤다고 하면서 천하의 주객(酒客)인 그가

술을 끊을 정도였다면 작은 실수는 아니었을 것이다.

.김시습의 편지에서 남효온의 얼굴이 수척하다고 한 것으로 보아,

이 무렵 남효온의 건강이 이미 나빠졌을 것이다.

.남효온은 이 때 술을 끊는다는 뜻을 담은 지주부(止酒賦)를 짓고,

10년 동안 술을 끊었다가 다시 술을 마시고 풍병(風病)이 생기자,

또다시 5년 동안 술을 끊었다.

.이미 건강을 크게 해쳐 성종 23(1492)39세나이에 죽었다

 

@젊은 재사(才士)들이 술 때문에 일찍 요절하는 경우가 많았다.

.남효온은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으로,

성품이 온화하고 담백하여 영욕을 초탈하고 물욕이 없었다.

.스승 김종직도 이름을 부르지 않고 우리 추강이라 부르며 아꼈다

.세상에 욕심이 없고 마음이 맑은 그였기에 오히려 혼탁한 세상에서

악착같은 사람들을 못 견디고 도피하여 술의 세계에

안주하기 쉬웠을 것이다.

.술잔 돌리는 규칙인 주령(酒令)이라도 다시 정해야 하지 않을까?

 

@남효온(南孝溫)이 동봉산인(김시습)에게 답하는 편지(答東峯山人書)

술이 적당하면 주인과 손님을 합할수 있고 노인을 봉양할수 있습니다.

술은 가까이 방안에서 마셔도 좋고,

멀리 천지(天地)간에도 두루 어그러지지 않으며,

시름겨운 뱃속은 술을 마시면 풀리고,

답답한 가슴은 술을 마시면 편안해져,

흐뭇한 기분으로 천지와 그 조화가 같고,

만물과 그 조화가 통하여 옛 성현이 사우(師友)가 되고,

천백년이 한가한 세월이 됩니다.

 

술이 적당하지 않으면 봉두난발(蓬頭亂髮)로 머리를 풀어 헤치고서,

늘 노래하고 어지럽게 춤추며,

주인과 손님이 절하는 엄숙한 자리에서 제멋대로 소리치고,

주인과 손님이 읍양(揖讓)하는 공손한 때에 넘어지고 자빠져서,

예의를 무너뜨리고 의리(義理)를 없애며 절도 없이 행동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까닭없이 제 마음대로 눈을 부라리다가,

혹 싸움이 일어나서 작게는 몸을 죽이고,

작게는 집안을 망하고, 크게는 나라를 망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주공(周公)이나 공자가 마시면 정신이 흐려지지 않고 술이 좋지만,

진준(陳遵)이나 주의(周顗)가 마시면 제 몸을 죽였으니,

그 득실(得失) 사이에는 터럭만한 차이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타고난 바탕이 중간 수준이하 사람은 마음을 단단히 잡고,

술을 절제하면서 마시지 않으면 좋은 술맛이 사람을 변하게 하여,

심신이 더욱 위태롭고 혼란하다가 점점 술주정을 하는데 이르면서도,

자신이 주정하는 줄 알지 못하게 되는것은 필연적인 이치입니다.

선비로서 뜻이 견고하지 못한 사람은 응당 몸소 신칙(申飭)하고,

안으로 반성하여 혼란의 뿌리를 막고 끊는 노력을 보통 사람보다

백배나 더해야만 술의 재앙을 면할수 있을 것입니다

 

@남효온의 변명도 참으로 어울린다

술을 경계하는 말은 書經에는 주고(酒誥)”가 실려 있고,

詩經(시경)빈지초연(賓之初筵)”이 있으며,

양자운(揚子雲)이 이로써 주잠(酒箴)을 지었고,

범노공(范魯公)이 이로써 시를 지었으니,

제가 어찌 조용히 술잔을 잡고서 향음주례(鄕飮酒禮),

향사례(鄕射禮)에서 進退하고 읍양(揖讓)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그렇지만 마음이 약하고 덕이 적은 사람이라 술맛을 탐닉하다

절제하지 못하면, 마치 초파리가 깃털 하나를 짊어질수 없는 것처럼

저 자신 마음이 산란해져서 술을 못 이기게 될까 두려울 뿐입니다.

 

저는 젊어서부터 술을 몹시 좋아하여 중년에 구설(口舌)

오른적이 많았기에 제멋대로 주정뱅이 짓을 하여

세상에 영영 버림받은 사람이 되는것을 제 분수로 여겼습니다.

몸은 외물(外物)에 끌려가고 마음은 육체에 부려져서

정신력은 예전에 비해 절로 줄었고

도덕은 처음 마음을 날로 저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점점 부덕(不德)한 사람이 되어 집안에서

마구 주정을 부려 어머님께 수치를 크게 끼치고 말았습니다.

孟子장기두고 바둑두며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父母님의 봉양을

돌아보지 않는 것不孝라 하였거늘,

하물며 술주정이야 말할 나위 있겠습니까.

술이 깨고서 스스로 생각건대, 그 죄가 삼천가지 중의 으뜸에 해당되니,

무슨 마음으로 다시 술을 들겠습니까.

이에 천지(天地)에 물어보고 신명(神明)께 절하고

제 마음에 맹세한 뒤에 어머님께 아뢰기를

지금 이후로는 君父이 아니면 감히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라고 하였으니, 이렇게 한 까닭은 술 취하는게 싫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에게 제사지내고 제육(祭肉)을 받으면 음복(飮福)이 있고,

축수(祝壽)를 올리고 술잔을 돌려받으면 맛좋은 술이 뱃속을 적셔도

정신이 어지럽지 않는 경우는, 제가 어찌 사양하겠습니까.

저의 뜻이 이와 같으니, 선생께서 비록 술을 마시라고 권하는 말씀을

하셨지만, 이미 말해놓고 식언(食言)할수없는 사정이 이와 같습니다.

제 말은 어길수 있을지라도 제 마음을 속일수 있겠습니까.

제 마음은 속일수 있을지라도 신명을 기만할 수 있겠습니까.

신명은 기만할수 있을지라도 천지를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천지를 무시한다면 어느곳에 이 몸을 두겠습니까.

더구나 어머님께서 저를 기르며 늘 술을 줄이라고 하시다가

제 말을 듣고 얼굴에 기쁜 빛을 보이셨으니,

술을 끊겠다는 맹서를 어찌 바꿀 수 있겠습니까.

 

아아! 술 깬 굴원(屈原)와 술 취한 백륜(伯倫)이 본래 둘이 아니고,

맑은 백이(伯夷)와 너그러운 유하혜(柳下惠)는 결국 하나의 입니다.

선생께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저를 억지로 허물하지 마시고

제가 술을 마셔도 되는지 안 되는지?

그 가부(可否)를 한 글자로 분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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