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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빛사랑 조흥식

2012-0808.백담사계곡 하계휴가

by 조흥식 2022. 12. 24.

2012-0808.백담사계곡 하계휴가

  *2012,8,8~8,9 인제 원대리 백담사계곡, 미시령 정상

  *평해 월송정(越松亭, 아계 이산해)

 

 

 

평해 월송정(越松亭, 아계 이산해)~

@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 1539~1609)

.임진왜란에 평해(平海)로 귀양시절의

.평해 월송정은 우거진 솔숲이 좋고, 탁트인 해변의 경관이 아름답다

.솔 숲속에 수십명이 앉을만한 큰 대나무 다락을 높이 매달아 놓고

그 위에서 피서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그렇나 다락에 누워있어도 이산해의 마음은 후련하지 않았다.

.임금(선조)은 몽진(蒙塵)하고 세상은 壬辰倭亂의 먼지에 뒤덮여 있는데

중신(重臣) 자신은 죄인의 몸으로 먼 바닷가에 귀양왔기 때문이다

 

@아계 이산해의 꿈속에서 푸른 옷 노인을 등장시킨다.

.푸른 옷 노인은 월송정 신령일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사실은 이산해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자신일 것이다

.아계 이산해는 시원하기 그지없는 월송정 숲속에서

뜨거운 복더위와 파리, 모기는 피할 수 있었으나 현실의 번민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마음속 자기만의 자유세계를 찾아 들어앉아서 암담한 현실의 중압감을 벗어나고자 했던것이다

 

@삼복더위, 폭염, 번잡한 홍진(紅塵)속에 가슴이 답답하고 맥이 빠진다

.월송정 숲속에 대나무 다락을 덩그렇게 만들어 놓고,

그 위에서 유유자적하는 피서, 시원한 광경을 상상해 보라!

.더위가 침노할수 없는 사통팔달의 시원한 누각을 마음속에 지으라!

 

@갑오년 여름, 다락을 세우다!

.내가 달촌(達村)에서 화오촌(花塢村)의 전에 우거(寓居)하던 집으로 이주하였는데,

집이 비좁고 낮아 드나들 때마다 늘 천정에 머리를 부딪치곤 하였다.

.때는 삼복더위가 한창이라 마치 뜨거운 화로속에 있는것 같았고,

모기와 파리까지 귀찮게 달려들어 견딜수없이 괴로웠다.

.이웃집 사는 이우열(李友說)과 피서할 방도를 강구한 끝에

월송정 숲속에 높은 다락을 매달기로 하였다.

.다락은 기둥이 모두 넷인데, 셋은 그 곳에 서있는 소나무를

그대로 이용하고, 하나는 나무를 따로 세웠으며,

가로목 역시 넷을 걸친 다음, 그 위에는 대나무를 깔았다.

넓이는 수십명이 앉을만하고, 사방에는 대나무를 엮어 난간을 둘렀다

혹시 떨어질 위험을 방비하기 위함이다.

.다락 왼편에 긴다리를 만들되 나무로 지탱하고 잔디를 깔았으니,

오르내리기에 편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다락 완공후 이웃 노인들과 함께 보리로 빚은 술을 마시며 축하하였다

 

@식사~기거~좌와(坐臥)~잠자리를 날마다 여기서 하였는데,

.언제나 솔바람이 서늘하게 불고, 그 시원한 기운이 뼛속에 스며들어

아무리 드센 더위도 기승을 부리지 못하고,모기와 파리 따위도 감히 근접하지 못하였다

.표연히 바람을 타고 하늘높이 오르는 듯한 흥취가 일기에, 내가 몹시 기쁘고 즐거워 생각하기를..

저 악양루(岳陽樓)와 황학루(黃鶴樓)는 크다면 크고 제운루(齊雲樓)와 낙성루(落星樓)는 높다면 높다 하겠다.

그러나 그 건물의 굉대함과 단청의 현란함은 많은 공인(工人)들의 기술을 모은 것으로 하루아침에 지어진 것이 아니니,

어찌 번거롭게 남의 힘을 빌리지 않고, 쉽게 이루어진 나의 다락만 하겠으며,

검소하고 질박하여 화려한 꾸밈새가 없으면서 소쇄(瀟灑)하고 빼어난 나의 다락만 하겠는가.”하였다

 

@혼자말로 이렇게 입으로 주절대다가 배를 드러낸 채,

.난간에 기대어 깜빡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홀연히 푸른옷을 입은

한 노인이 정중하게 읍을 하고 다가와 말하기를,

그대의 대나무 다락은 비록 좋으나 그대의 안색은 쾌활하지 못한듯하니, 무슨 까닭인가?

진흙탕에 떨어진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땅위 한자 남짓한 곳이라도 좋게 느껴질 것이고,

땅위 한자 남짓한 곳에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고 그대의 다락이 한층 좋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가령 천상(天上)에 있는 사람이 내려다본다면,

그대의 다락이나 땅위 한자 남짓한 곳이나 모두 진흙탕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그대는 한갓 이 다락이 좋은줄만 알고 천상의 사람이 내려다보면 진흙탕과 같은줄은 알지 못하니,

이는 참으로 작은것에 얽매어 큰것에 어둡기 때문이다.

 

내 그대가 초연히 티끌세상의 구덩이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함을

알겠으니, 슬프다. 그대의 가슴속에는 하늘도 있고 땅도 있고

태허공도 있어 누각을 높이 세울수도 있고 창문을 활짝 틔울수도 있으며,

그 후련하기로 말하면 온 천하를 한눈에 담을수 있고

그 높기로 말하면 천인(天人)과 마주 읍할수 있을것이다.

 

이 누각은 마음으로 애써 설계할 것도 없고,

좋은 목수의 솜씨를 기다리지도 않고 잠깐사이에 세울수 있는데

등림(登臨)하는 즐거움이 이 다락에 비길 바가 아니며,

소박하고 청절(淸絶)함은 말할 것도 없고 인사(人事)의 득실과 영욕,

희비와 우락(憂樂) 또한 모두 태허공 가운데 구름과 안개처럼

흩어져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그대는 이러한 누각을 짓기를

도모하지 않고 한갓 이 다락에서 즐거워하고 있는가.”하였다.

 

@(아계 이산해)가 그의 말(푸른옷을 입은 노인)을 기이하게 여겼으나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면서 잠에서 깨니,

.솔 그늘만 쓸쓸할 뿐 인적은 없는데 산에 석양이 지고 맑은 이슬이 옷을 적시고 있었다.

.이에 일어나 탄식하였다

어쩌면 월송정의 신령이 내게 가르침을 내린 것이리라.”

이를 기록하여 죽붕기(竹棚記)”로 제목을 달았다

 

 

 

늘빛사랑 조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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